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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그 말, 진짜 싫어한다

영업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그 말, 진짜 싫어한다

영업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그 말, 진짜 싫어한다 어제 술자리에서 들은 말 어제 대학 동기 모임 갔다. 3년 만이다. 다들 대기업 다니거나 공기업이다. 나만 스타트업. "너 뭐 해?" "영업이요." "아 영업~ 성격 좋아서 잘 어울리겠네." 웃었다. 근데 속으론 짜증 났다. 또 시작이다. 영업 = 말 잘하는 사람. 이 공식. 한 친구가 소주 따라주면서 말했다. "영업은 아무나 할 수 있잖아. 입만 잘 놀리면 되지." 그 순간 진짜 화났다. 근데 설명할 기력이 없었다. "ㅇㅇ 그래" 하고 넘어갔다. 집 와서 생각했다.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3년 동안 내가 배운 게 뭔데. 그냥 입놀리는 거였나.첫날 기억난다 3년 전 입사 첫날. 팀장이 CRM 화면 보여줬다. "이게 우리 고객 데이터야." 파이프라인, 전환율, Churn Rate, MRR. 다 처음 듣는 단어들. "콜드콜 100통 해봐. 감 잡히면 그때 데모 미팅 잡아." 100통 했다. 미팅 잡힌 건 2개. 98명은 끊었다. "필요 없어요", "바빠요", "이메일로 보내요". 2개 미팅도 결국 No였다. 그날 저녁 집에 와서 멍했다. '이게 영업이구나.' 입 잘 놀린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숫자가 다였다. 콜 100통, 미팅 2개, 전환 0개. 다음 주도 똑같았다. 그다음 주도. 한 달 후 팀장이 말했다. "너 스크립트 문제야. 첫 10초에 다 결정돼." 첫 10초. 그게 뭔데.데이터가 답이었다 3개월 차. CRM에 모든 콜 기록 남기기 시작했다. 누가, 언제, 왜 끊었는지. 어떤 멘트에 반응했는지. 엑셀로 정리했다. 시간대별 응답률, 직군별 반응, 거절 이유 분류. 패턴이 보였다. 오전 10시~11시: 응답률 12%. "회의 중이에요." 오후 2시~3시: 응답률 31%. "점심 먹고 커피 마시는 중." 오후 4시 이후: 응답률 18%. "퇴근 준비해요." 결론: 오후 2시~3시가 골든타임. 직군도 달랐다. 마케터: 협업툴에 관심 많음. "슬랙이랑 뭐가 달라요?" 질문 많음. 개발자: 기능 중심. "API 연동 되나요?" HR: 가격 먼저. "직원 50명인데 얼마예요?" 멘트를 3가지로 나눴다. 페르소나별로. 그다음 달 콜 100통, 미팅 8개. 전환율 8%. 처음보다 4배. 이게 영업이다. 입놀림이 아니라 데이터다. 심리 전략이 있다 6개월 차. 데모 미팅은 잡는다. 근데 유료 전환이 안 됐다. "무료 체험 해볼게요" → 2주 후 → "아직 검토 중이에요" → 한 달 후 → 잠수. 패턴이었다. 팀장이 책 한 권 줬다. "이거 읽어봐. 설득의 심리학." 읽었다. 핵심은 6가지였다.호혜성: 먼저 줘라 일관성: 작은 예스를 쌓아라 사회적 증거: 남들도 쓴다고 해라 호감: 공통점을 찾아라 권위: 전문가처럼 보여라 희소성: 지금 아니면 없다고 해라다음 데모 미팅에 적용했다. 호혜성: 미팅 전 고객사 업계 리포트 보냈다. 무료로. 일관성: "협업툴 불편하셨죠?" "네." "그럼 테스트라도 해보시죠?" "그래요." 사회적 증거: "비슷한 규모 회사 37곳이 씁니다." 호감: 고객이 축구 좋아하면 "저도 토트넘 팬이에요." 권위: "작년 SaaS 어워드 받았습니다." 희소성: "이번 달 계약하면 첫 달 50% 할인이에요." 그 고객 유료 전환했다. MRR 30만원. 다음 달엔 이 방법으로 3개 전환. 입놀림? 아니다. 심리 전략이다.타이밍 감각은 경험이다 1년 차. 어떤 고객은 첫 콜에 바로 미팅 잡힌다. 어떤 고객은 3번 콜해도 "나중에요." 차이가 뭘까. 타이밍이었다. 고객이 지금 불편을 느끼는가. 이게 핵심. 불편 없으면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다. 불편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묻는다. 문제는 불편을 어떻게 아냐는 거다. 신호가 있다. 링크드인에 채용공고 올렸다: 회사 커진다 = 협업툴 필요. 경쟁사 사용 중인데 SNS에 불평: 갈아탈 타이밍. 분기 말: 예산 남았다 = 지금 계약해야 올해 처리. 이런 신호 포착하려면 매일 체크해야 한다. 링크드인, 회사 블로그, 뉴스, SNS. 하루 30분씩 투자한다. 그래서 타이밍 맞춰 콜하면 전환율 3배다. "마침 알아보고 있었어요." 이 말 나오면 80% 전환이다. 타이밍 감각. 이건 경험이다. 3년 쌓은 거다. 숫자로 평가받는 게 냉정하다 영업의 가장 어려운 점. 숫자다. 이번 달 MRR 목표: 1500만원. 달성 못 하면 커미션 0원. 달성하면 커미션 150만원. 명확하다. 냉정하다. 개발자는 코드 짠다. 평가 애매하다. "잘했네", "노력했네". 디자이너는 디자인한다. 평가 주관적이다. "예쁘네", "마음에 안 드는데". 영업은 숫자다. 1500만원 달성 또는 미달성. 중간이 없다. 이게 스트레스다. 근데 이게 공정하다. 실력 있으면 숫자 나온다. 없으면 안 나온다. "노력했어요"는 통하지 않는다. 고객이 계약 안 하면 MRR 0원이다. 그래서 매일 CRM 본다. 파이프라인 10개, 전환율 30% 예상, MRR 예측 450만원. 부족하다. 콜드콜 더 해야 한다. 밤 11시에도 고객한테 카톡 보낸다. "내일 미팅 어떠세요?" 주말에도 제안서 쓴다. 왜? 숫자 채워야 해서. 이게 영업이다. 입놀림으로 되나. 경쟁사 가격표 외우고 있다 우리 제품: 사용자당 월 12,000원. 경쟁사 A: 사용자당 월 9,000원. 근데 저장 용량 적다. 경쟁사 B: 사용자당 월 15,000원. 기능 많다. 근데 UI 구리다. 경쟁사 C: 사용자당 월 10,000원. 최근 런칭. 불안정하다. 다 외우고 있다. 왜? 고객이 묻기 때문이다. "A사는 9천원인데 왜 당신네는 1만2천원이에요?" 이때 대답 못 하면 끝이다. "A사는 저장 용량이 10GB입니다. 저희는 50GB고요. 사용자 30명 기준으로 계산하면 6개월 후 A사는 추가 요금 내야 합니다. 저희는 그대로고요." 숫자로 설명한다. "그럼 B사는요?" "B사는 기능 많습니다. 근데 고객사 피드백 보면 UI가 복잡해서 온보딩에 2주 걸립니다. 저희는 3일이고요." 근거 있게 말한다. 이거 준비 안 하고 미팅 가면 털린다. 경쟁사 가격표, 기능표, 고객 리뷰 다 정리해뒀다. 입 잘 놀려서 되는 게 아니다. 준비다. Churn Rate 분석한다 Churn Rate. 이탈률. 우리 제품 쓰다가 끊는 고객 비율. 이번 달 Churn 5%. 작년 같은 달 3%. 2% 올랐다. 문제다. 왜 끊었을까. CRM에 히스토리 있다. 하나하나 읽는다. 고객 A: "타사로 갈아탔어요. 거기가 더 싸요." 고객 B: "기능이 부족해요. 우리가 원하는 건 이거였는데." 고객 C: "사용자가 적응 못 해요. 너무 복잡해요." 패턴 정리한다. 가격 문제: 30% 기능 부족: 40% 사용성 문제: 30% 이걸 제품팀한테 넘긴다. "기능 부족이 40%입니다. 이 기능들 추가 검토 부탁드립니다." 제품팀이 말한다. "로드맵에 없는데." "그럼 Churn 계속 늘어납니다. 이번 달 MRR 75만원 날아갔어요." 숫자로 말하면 듣는다. 이게 영업이다. 단순히 파는 게 아니다. 고객 피드백 분석, 제품 개선 요청, 전략 수정. 입만 잘 놀리면 되나. 콜드콜 100통의 무게 오늘도 콜드콜 100통. 9시에 시작해서 1시에 끝났다. 4시간. 목 쉬었다. 물 5잔 마셨다. 결과: 미팅 6개. 전환율 6%. 평균보다 낮다. 왜 낮았을까. 녹음 들어본다. 우리 서비스는 콜 녹음된다. 1번 고객: 첫 10초에 '영업'이란 단어 써서 거부감. 수정: '영업' 대신 '제안' 쓰자. 2번 고객: 상대방 말 자르고 내 말 했다. 수정: 3초 기다리자. 3번 고객: 혜택 강조했는데 상대는 문제 해결 원했다. 수정: 질문부터 하자. "지금 어떤 툴 쓰세요?" 이런 식으로 100통 다 분석한다. 다음 날 개선한다. 이게 영업이다. 100통 하고 끝이 아니다. 100통 분석하고 다음 날 더 잘하는 거다. 입 잘 놀려서 되나. 개선이다. 반복이다. 성격 밝아서 영업한다고? 내 성격 밝지 않다. MBTI I다. 혼자 있는 게 편하다. 사람 만나면 피곤하다. 그래도 영업한다. 왜? 돈 벌어야 해서. 숫자로 평가받는 게 공정해서. 성격이랑 상관없다. 콜드콜 100통 하는데 성격 필요 없다. 스크립트 있고, 타이밍 있고, 데이터 있으면 된다. 데모 미팅도 마찬가지다. 밝게 웃을 필요 없다. 고객 문제 정확히 짚으면 된다. "지금 슬랙 쓰시는데 불편한 점 3가지 말씀하셨죠. 첫 번째 검색 기능, 저희는 이렇게 해결합니다." 이게 영업이다. 성격 아니라 문제 해결이다. 동기들은 모른다. 영업 = 말 많은 사람. 이 공식. 틀렸다. 영업 = 데이터 분석 + 심리 전략 + 타이밍 감각 + 끈질긴 팔로업. 이게 맞다. 성격 밝으면 좋다. 근데 필수 아니다. 필수는 실력이다. 3년 동안 배운 것들 입사 첫날 vs 지금. 첫날: CRM이 뭔지도 모름. 콜 10통 하면 떨림. 지금: CRM 마스터. 콜 100통 루틴. 미팅 8개 잡고, 전환율 예측하고, Churn 분석하고, 경쟁사 전략 파악. 3년이다. 1000일 넘었다. 매일 배웠다. 어떤 멘트가 먹히는지. 어떤 타이밍이 좋은지. 어떤 고객이 전환 가능성 높은지. 숫자로 쌓였다. 콜 3만 통 넘게 했다. 미팅 800개 넘게 잡았다. 유료 전환 고객 120개. 이게 경력이다. 3년 동안 입만 놀린 거 아니다. 데이터 쌓고, 전략 세우고, 실패하고, 개선했다. 이게 영업이다. 아무나 못 한다. 그래서 그 말이 싫다 "영업은 아무나 할 수 있잖아." 아니다. 아무나 못 한다. 콜드콜 100통 매일 할 수 있나. 98번 거절당해도 다음 날 또 할 수 있나. MRR 목표 못 채워서 커미션 0원 받아도 다음 달 다시 도전할 수 있나. 고객한테 "필요 없어요" 들어도 "그럼 이건 어떠세요?" 할 수 있나. CRM에 모든 히스토리 기록하고 매일 분석할 수 있나. 경쟁사 가격표 외우고 고객 질문에 즉답할 수 있나. Churn Rate 5% 보고 원인 파악해서 제품팀한테 피드백 줄 수 있나. 이게 영업이다. 입 잘 놀려서 되는 거 아니다. 3년 동안 쌓은 실력이다. 데이터, 심리, 타이밍, 전략, 끈기. 이게 다 있어야 한다. 아무나 못 한다. 진짜로. 다음 달 목표 다음 달 MRR 목표: 1800만원. 이번 달보다 300만원 높다. 팀장이 말했다. "너 이제 3년 차야. 할 수 있지?" 할 수 있다. 파이프라인 정리했다. 진행 중인 고객 15개. 예상 전환율 40%. MRR 예상 720만원. 부족하다. 1080만원 더 필요. 콜드콜 늘려야 한다. 하루 150통. 데모 미팅도 늘려야 한다. 일주일에 12개. 주말에 제안서 쓸 거다. 저녁에 CRM 정리할 거다. 타이밍 놓치지 않게 링크드인 매일 체크할 거다. 해낼 수 있다. 3년 동안 이렇게 했다. 앞으로도 할 거다. 영업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보여줄 거다. 숫자로.입만 잘 놀려서 되는 거 아니다. 3년 동안 매일 배웠다. 내일도 배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