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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은
- 03 Dec, 2025
CRM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숫자만 봐야 산다.
CRM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숫자만 봐야 산다. 아침 9시 50분, CRM 켜기 전까지는 출근 아니다 사무실 도착. 커피 한 잔. 노트북 켠다. CRM 로그인하는 순간부터 진짜 하루가 시작된다. 어제 저녁에 정리해둔 파이프라인. 오늘 콜해야 할 리스트 23개. 데모 미팅 예정 4건. 무료 체험 만료 임박 고객 7명. 숫자다. 전부 숫자로 보인다. 이게 내 하루를 결정한다. 3년 전엔 달랐다. 엑셀로 관리했다. "이 고객이 뭐라고 했더라?" 기억 안 난다. 당연하지. 100명 넘는 고객 다 외울 수가 없다. 그때 팀장이 말했다. "CRM 안 쓰는 영업은 영업이 아니야. 그냥 도박이지." 맞는 말이었다.모든 통화를 기록한다. 말 그대로 전부 콜드콜 한 통 끝나면 바로 기록한다. 통화 시간, 반응, 다음 액션. 3분이면 끝난다. "나중에 몰아서 하지 뭐." 이러다가 까먹는다. 저녁에 쓰려고 하면 "그 고객이 뭐라고 했더라?" 가물가물하다. 그래서 바로바로다. 통화 끝 → 메모 → 다음 태스크 설정 → 저장. 이게 루틴이다. 3년간 반복했더니 손이 알아서 움직인다. 오늘 아침 첫 콜.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무료 체험 신청하신 김대리님 맞으시죠?" "아, 네. 근데 아직 잘 못 써봤어요." CRM 열어본다. 지난주 화요일 신청. 로그인 1회. 기능 사용 0. 예상했다. 이 패턴 너무 많이 봤다. "혹시 어떤 부분이 어려우셨나요? 제가 10분만 간단하게 안내해드릴게요." "아 괜찮아요, 나중에 볼게요." 끊고 바로 메모. "10분 안내 제안 → 거절. 사용 의지 낮음. 3일 뒤 재연락. 데모 영상 링크 문자 발송." 다음 액션까지 설정해둔다. 3일 뒤 자동으로 알람 뜬다. 안 그러면 까먹는다. 100% 까먹는다. 이게 쌓인다. 하루에 20통이면 한 달에 400개 데이터다. 1년이면 4,800개. 이게 전부 내 자산이다.숫자가 보여준 진실: 월요일 오후 2시가 골든타임 작년 12월쯤이었나. 팀 회의에서 물어봤다. "언제 콜하는 게 제일 전환율 높아요?" 다들 감으로 얘기했다. "아침 일찍이 좋지 않을까?" "점심 직후는 피곤하니까 안 될 거 같은데." 나도 몰랐다. 그냥 리스트 순서대로 돌렸으니까. 그날 저녁에 CRM 데이터 뽑아봤다. 지난 6개월 콜드콜 기록 전부. 통화 시간대별로 정리. 결과가 명확했다. 월요일 오후 2시~4시: 통화 연결률 34%, 미팅 전환율 8.2% 금요일 오전: 통화 연결률 19%, 미팅 전환율 2.1% 거의 4배 차이다. 왜 그런지는 모른다. 추측만 할 뿐이다. 아마 월요일 오후면 주간 계획 세우고 마음 여유 있을 때? 금요일 오전은 주말 생각에 일 집중 안 될 때?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숫자가 중요하다. 그 이후로 전략 바꿨다. 월요일 오후에 A급 리드 집중 공략. 금요일은 팔로업 위주. 2분기 전환율이 전분기 대비 23% 올랐다. 팀장이 물어봤다. "뭐 했어?" "그냥 CRM 데이터 좀 봤습니다." 감이 아니다. 데이터다.이 고객은 안 된다. 데이터가 말한다. 무료 체험 시작하고 3일 안에 로그인 안 하면 전환율 5% 미만이다. 반대로 첫날 30분 이상 사용하면 전환율 67%다. 이것도 CRM이 알려줬다. 작년 여름에 분석했다. 무료 체험 고객 200명 추적. "누가 유료로 전환했고, 누가 안 했나?" 패턴이 보였다. ✓ 첫 로그인까지 시간: 24시간 이내 vs 72시간 이후 ✓ 초기 사용 시간: 30분 이상 vs 5분 미만 ✓ 핵심 기능 사용 여부: 협업 초대 기능 썼는지 이 세 가지가 거의 완벽하게 예측했다. 그래서 요즘은 무료 체험 신청 들어오면 바로 체크한다. 24시간 안에 로그인 안 하면? → 다음날 오전에 바로 콜. 로그인했는데 5분만 쓰고 나갔으면? → 당일 오후에 "어려운 점 없으세요?" 문자. 핵심 기능 안 써봤으면? → 그 기능 중심으로 10분 데모 제안. 이게 먹힌다. 실제로 먹힌다. 지난달에 신규 체험 고객 43명. 내가 이 패턴 기반으로 접근한 고객: 유료 전환 19명. 그냥 일반 팔로업한 고객: 유료 전환 4명. 44% vs 9%. 차이가 이렇게 난다. 같은 제품, 같은 가격인데. 뭐가 달랐나? 타이밍이랑 접근법이다. 그걸 CRM 데이터가 알려줬다. 안 될 고객한테 시간 쓰지 않는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예전엔 모든 고객한테 똑같이 시간 썼다. "혹시 모르잖아. 이 고객이 큰 딜일 수도 있지." 아니다. 확률이 다르다. CRM 보면 안다. 3번 콜했는데 3번 다 "바쁘다"고 끊는 고객. 전환율 1% 미만. 데모 보고 "검토해볼게요" 하고 2주째 답 없는 고객. 거의 0%. 반대로. 첫 콜에서 30분 통화한 고객. 전환율 45%. 데모 보고 바로 "팀한테 공유해볼게요" 한 고객. 전환율 62%. 숫자가 명확하다. 그래서 요즘은 A/B/C로 나눈다. A급: 높은 관심, 빠른 반응, 의사결정권자와 통화 → 시간 70% 투입 B급: 관심 있지만 느린 반응, 검토 중 → 시간 25% 투입 C급: 3번 이상 무응답, 관심도 낮음 → 시간 5% 투입 (자동 이메일만) 냉정하다. 근데 이게 맞다. 내 시간은 하루 8시간이다. 한정돼 있다. C급 고객 10명 쫓아다니느니, A급 고객 3명한테 집중하는 게 낫다. 지난달 MRR 달성률 127%. 시간 배분을 바꾼 게 제일 컸다. 죄책감? 처음엔 들었다. "이 고객도 누군가의 리드인데..." 이런 생각. 근데 CRM 보면 알게 된다. 내가 10번 연락해도 안 될 사람은 안 된다. 반대로 타이밍 맞는 고객은 2번 만에 클로징된다.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Churn 패턴도 보인다. 떠나기 전에 신호가 온다. 작년에 큰 고객 잃었다. 월 120만원 플랜. 갑자기 해지 요청 왔다. "타 서비스로 이전합니다." 충격이었다. 1년 넘게 쓰던 고객인데. 팀장이 물었다. "징조 없었어?" CRM 뒤져봤다. 있었다. 징조가.3개월 전부터 로그인 빈도 감소 (주 5회 → 주 2회) 2개월 전부터 핵심 기능 사용 안 함 (협업 초대 0건) 1개월 전에 CS 문의 2건 (불만 내용)전부 데이터로 남아 있었다. 근데 난 몰랐다. 안 봤으니까. 그 이후로 알람 설정했다.로그인 빈도 30% 이상 감소 → 자동 알림 핵심 기능 2주 이상 미사용 → 알림 CS 불만 접수 → 즉시 담당 영업 알림이제는 떠나기 전에 안다. 지난달에 알람 뜬 고객. 월 80만원 플랜. 3주째 로그인 안 함. 핵심 기능 사용 0. 바로 콜했다. "혹시 요즘 불편한 점 있으세요? 사용 빈도가 좀 줄어드신 거 같아서요." 고객이 놀랐다. "어떻게 아셨어요?" "저희가 고객 사용 패턴을 모니터링하거든요. 혹시 어떤 부분이 불편하셨나요?" 알고 보니 신입이 들어와서 사용법을 모르는 거였다. 기존 담당자는 퇴사했고. "아, 그럼 신입분들 대상으로 30분 온보딩 세션 해드릴까요? 무료로요." "오, 그럼 좋죠!" 다음 주에 온보딩 진행. 다시 사용 빈도 올라감. Churn 막았다. CRM 안 봤으면 그냥 잃었을 고객이다. 해지 신청서 받고 나서야 "왜요?" 물어봤을 것이다. 그땐 늦다.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 마케팅팀이랑 싸울 때도 CRM이 무기다. "이번 달 리드 퀄리티 너무 낮아요." 마케터가 발끈한다. "무슨 소리야? 리드 수는 목표 달성했는데?" 그럼 CRM 데이터 보여준다. "이번 달 리드 120개 받았는데, 통화 연결률 12%. 지난달은 28%였어요. 데모 전환율도 3%. 지난달은 7%. 무료 체험 신청까지 간 건 4건. 지난달은 18건." 숫자 앞에서 할 말 없다. "리드 소스 좀 보여주세요. 어디서 들어온 거예요?" 알고 보니 이번 달에 새로 시작한 페이스북 광고. "무료 체험 1개월!" 배너. 문제는 타겟팅이었다. 우리 제품은 B2B 협업툴인데, 타겟을 너무 넓게 잡았다. 일반 개인 사용자들이 막 신청한 거다. "이 리드들, 회사 이메일이 아니라 개인 지메일이에요. 10명 중 9명." 데이터 보여주니까 마케터도 인정한다. "아, 그럼 타겟팅 좁혀서 다시 돌려볼게." 감정 싸움이 아니다. 데이터 기반 논의다. CRM에 기록 안 했으면? "느낌상 리드 퀄리티가 안 좋은 거 같아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느낌은 네 느낌이지. 우린 목표 달성했어." 이렇게 끝났을 것이다.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모두가 같은 숫자를 본다. 신입이 물어본다. "CRM 기록 꼭 해야 해요?" 지난달에 신입 들어왔다. 25살. 영업 처음. 첫 주에 콜 20통 했다. "CRM에 기록했어?" "아, 나중에 할게요. 지금 콜 더 돌려야 해서요." 그날 저녁 퇴근 전에 물어봤다. "오늘 통화한 고객들 다음 액션 설정했어?" "아... 깜빡했어요. 내일 할게요." 내일 와서 물어봤다. "어제 그 고객들 중에 누구한테 먼저 연락할 거야?" "음... 기억이 잘... 리스트 다시 봐야 할 거 같아요." 앉혔다. "너 지금 20명 통화했는데, 내용 기억나? 5명도 제대로 기억 못 할걸. 다음 주 되면? 0명이야. 그럼 너 다시 처음부터 물어봐야 돼.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봐. 지난주에 통화했는데 이번 주에 또 물어보면 어떨 거 같아?" "아... 별로겠네요." "CRM은 네 뇌를 확장하는 거야. 네가 100명 고객 다 외울 수 없어. 근데 CRM은 다 기억해. 언제 통화했는지, 뭐라고 했는지, 다음에 뭐 해야 하는지."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바로바로 할게요." 그 후로 달라졌다. 통화 끝나면 바로 기록한다. 2주 뒤에 첫 클로징했다. "선배님, 제가 첫 유료 전환 받았어요!" "축하해. 어떻게 했어?" "CRM 보니까 이 고객이 2주 전에 무료 체험 신청했는데 로그인 안 한 거예요. 그래서 어제 콜했더니 비밀번호를 까먹었대요. 재설정 도와드리고 10분 안내했더니 바로 유료 전환하셨어요." "잘했네. CRM 안 봤으면?" "몰랐을 거 같아요. 그냥 리스트에 묻혀 있었을 거예요." 그렇다. CRM은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해준다. 내가 퇴사해도 고객은 남는다 작년에 팀원 한 명 퇴사했다. 갑자기였다. 2주 전에 통보. 문제는 그 팀원이 관리하던 고객 40명. "누가 인수받을 거야?" 내가 맡았다. 20명. 다행히 CRM에 전부 기록돼 있었다. 고객별로 통화 히스토리, 관심사, 불만 사항, 다음 액션. 전부 읽었다. 3시간 걸렸다. 다음 날부터 콜 시작. "안녕하세요, 기존에 김 과장님이 담당하셨는데 제가 인수받게 됐습니다." 고객이 말한다. "아, 김 과장님이 지난번에 다음 달에 신규 기능 나오면 연락 준다고 했는데요." CRM 본다. 있다. "11월 신규 기능 출시 시 안내 예정" 메모. "네, 맞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출시 예정이고요, 제가 그때 바로 안내드릴게요." "오, 잘 아시네요." 고객 입장에서는 담당자 바뀌어도 티가 안 난다. 히스토리가 이어지니까. CRM 없었으면? "아, 그런 말씀 하셨었나요? 확인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이랬을 것이다. 고객 신뢰 떨어진다. "담당자 바뀌니까 역시 처음부터 다시네." CRM은 개인이 아니라 회사 자산이다. 내가 없어도, 다른 사람이 이어받을 수 있다. 그게 프로다. 지금 이 순간도 기록한다 이 글 쓰면서도 알람 세 번 떴다. 오후 3시: "A 고객 데모 미팅 15분 전" 오후 4시 30분: "B 고객 무료 체험 만료 D-1" 오후 5시: "C 고객 로그인 빈도 감소 알림" 노트북 옆에 CRM 켜놓는다. 항상. 알람 뜨면 바로 확인. 필요하면 바로 액션. B 고객한테 문자 보냈다. "안녕하세요, 내일 무료 체험 종료 예정인데 혹시 사용해보시면서 궁금한 점 있으셨나요?" 3분 뒤에 답장 왔다. "아 맞다, 깜빡했네요. 유료 전환하려고 했는데 결제 방법 좀 알려주세요." 바로 전화. 5분 안내. 결제 완료. 월 50만원 플랜 클로징. 알람 없었으면? 내일 체험 끝나고 그냥 사라졌을 고객이다.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하고 안 온다. 99% 안 온다. CRM이 나를 살린다. 숫자가 나를 살린다.CRM 기록 안 하는 영업은 눈 감고 운전하는 거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달린다. 언젠가 박는다.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