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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r
- 06 Dec, 2025
연봉 4500 + 커미션 = 수익의 불안정성
연봉 4500 + 커미션 = 수익의 불안정성 월급날의 두 가지 시나리오 오늘 월급날이다. 통장 확인했다. 기본급 375만원 들어왔다. 세전 4500 나누기 12. 예상된 숫자다. 그리고 커미션 항목을 본다. 이게 문제다. 지난달 MRR 타겟 120% 달성. 커미션 180만원 추가. 실수령 500 넘는다. 그 전달? 타겟 85%. 커미션 0원. 기본급만 받았다. 두 달 차이가 180만원이다. 연봉이 같은 사람 맞나 싶다.고정비는 고정이다. 월세 70만원, 통신비 8만원, 보험 15만원, 적금 50만원. 이것만 143만원이다. 커미션 없는 달엔 230만원으로 살아야 한다. 커미션 있으면 540만원 쓸 수 있다. 이게 같은 직장인가. CRM 화면을 보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 CRM 켜기. 파이프라인 확인. 이번 달 예상 MRR 계산. 딜 스테이지별로 분류한다. Demo Scheduled 8개, Trial Started 12개, Negotiation 5개, Closed Won 3개. 전환율로 계산한다. Trial에서 유료 전환 25%. Negotiation에서 클로징 60%. 예상 MRR: 약 280만원. 타겟은 300만원. 20만원 부족하다. 커미션 경계선이다.이 숫자가 내 다음 달 통장을 결정한다. 280 찍으면 커미션 0원. 300 넘으면 기본 60만원부터 시작. 320 찍으면 120만원. 350이면 200만원. 차이가 크다. 너무 크다. 그래서 매일 아침이 불안하다. 숫자 보면서 시작한다. 월초와 월말의 다른 멘탈 월초는 여유롭다. 30일이 남았다. 파이프라인 정리하고, 새 리드 받고, 콜드콜 천천히 한다. "이번 달은 여유 있게 가자." 이런 마음.월말은 다르다. 특히 25일 넘어가면. 타겟까지 50만원 남았는데 딜이 안 닫힌다. Trial 고객한테 전화 10번 건다. "결정 언제쯤 하실 수 있을까요?" 가격 네고 들어간 고객. "이번 주 안에 결제하시면 20% 할인 가능합니다." 원래 안 주는 할인이다. 근데 커미션 생각하면 준다. 28일, 29일엔 CRM만 본다. 결제 알림 기다린다. 딸랑. 결제 완료 알림. MRR +35만원. 타겟 달성. 숨 쉰다. 이 롤러코스터를 매달 탄다. 커미션 0원이었던 3월 3월을 잊을 수 없다. 2월에 큰 딜 2개 클로징했다. 커미션 250만원 받았다. "이 정도면 나도 잘하네?" 자신감 붙었다. 3월엔 방심했다. 콜드콜 횟수 줄었다. 파이프라인 관리 소홀했다. Trial 고객 팔로업 늦었다. 경쟁사로 빠졌다. 큰 딜 하나 기대했는데 의사결정 다음 달로 미뤄졌다. 3월 25일. 예상 MRR 210만원. 타겟 300만원. 90만원 부족. 불가능한 숫자다. 결국 타겟 70% 달성. 커미션 0원. 4월 1일, 통장에 기본급만 들어왔다. 375만원. 그 달 카드값이 220만원이었다. 2월 커미션으로 펑펑 썼다. 적금 못 넣었다. 여자친구 생일 선물 다운그레이드했다. "요즘 바빠?" 물었다. "응, 좀." 거짓말이다. 돈이 없었다. 그 달이 제일 힘들었다. 여자친구가 물었다 "너 월급 얼마야?" 6개월 사귀고 처음 나온 질문이다. "세전 4500." "오, 괜찮네?" "근데 커미션 포함이야." "커미션? 얼마나 받는데?" "달마다 달라. 0원일 때도 있고 200 넘을 때도 있고." 표정이 묘해졌다. "그럼 실제론 얼마 받는 건데?" "올해 평균 내면... 세전 5300 정도?" "평균이 의미 있어? 매달 다른데." 할 말이 없었다. 맞다. 평균은 의미 없다. 매달 다르니까. 집 구할 때도 그랬다. 보증금 대출 상담. "연봉 증명 서류 주세요." "여기요." "아, 커미션이 변동이네요. 기본급 기준으로 계산하겠습니다." 한도가 확 줄었다. 안정적 소득으로 안 쳐준다. 당연하다. 나도 불안하니까. 타겟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우리 팀 미팅. 세일즈 리더가 말했다. "다음 분기 타겟 상향합니다. MRR 300에서 350으로." 팀원들 반응이 갈렸다. 옆자리 형은 웃었다. "좋지. 더 벌겠네." 뒷자리 동생은 한숨 쉬었다. "300도 힘든데..." 나는? 복잡했다. 350 찍으면 커미션 더 받는다. 기본 60에서 80으로 올라간다. 근데 못 찍으면? 0원은 똑같다. 기준이 올라간 거다. 불안의 기준선이. 예전엔 280만 찍어도 "거의 다 했네" 였다. 이젠 330 찍어도 "20 모자라네" 다. 골대가 멀어졌다. 불안이 만드는 동기 역설적이다. 이 불안이 나를 움직인다. 커미션 0원 받은 4월. 5월엔 미쳤다. 콜드콜 하루 150통 했다. 손목 아팠다. Trial 시작한 고객, 2일마다 팔로업 전화. "혹시 사용하시면서 불편한 점 있으세요?" 데모 미팅 요청 오면 당일이라도 잡았다. CRM 메모를 소설처럼 썼다. 고객 페인포인트 전부 기록. 경쟁사 제안 받았다는 고객. 밤 10시에 비교표 만들어서 보냈다. 5월 MRR: 380만원. 타겟 127%. 커미션 220만원 받았다. "3월에 못 번 거 만회했다" 생각했다. 근데 이게 맞나? 위기가 와야 열심히 하는 거? 매달 이렇게 살 순 없다. 동기 선배는 대기업 갔다 대학 동기가 연락 왔다. "밥 먹자." 만났다. 대기업 마케터 2년 차. "요즘 어때?" "그냥 그렇지. 너는?" "나도 비슷." 연봉 물어봤다. "5000." 나랑 비슷하다. 내가 커미션 평균 내면. "보너스는?" "연 500% 보장. 200씩 두 번 나와." 안정적이다. 예측 가능하다. "너는 커미션 있다며?" "응. 근데 달마다 달라." "그거 스트레스 아냐?" "솔직히 좀." "우린 야근 많아도 월급은 정확해. 너는?" "월급은 적은데 천장이 없어. 잘하면 더 벌어." "천장 뚫어봤어?" "...가끔." 솔직히 말하면 천장보단 바닥이 더 자주 보인다. 적금을 못 넣는 달 커미션 0원 달엔 적금을 못 넣는다. 50만원 자동이체 설정했다가 풀었다. "이번 달은 패스." 매번 이런다. 적금 통장 보면 빈 칸이 보인다. 3월, 6월, 9월. 커미션 못 받은 달이다. 재무설계사 친구가 물었다. "적금 왜 이렇게 빵꾸야?" "돈이 없어서." "직장인인데?" "영업이라 커미션이 변동이야." "그럼 기본급 기준으로 설계해야지." 기본급으로만 살면? 저축 거의 못 한다. 커미션 받을 때 몰아서 저축한다. 비효율적이다. 결혼 자금 모으고 싶다. 목표 5000만원. 커미션 잘 받는 달에 100씩 넣는다. 못 받는 달엔 0원. 1년에 평균 600 정도 모인다. 8년 걸린다. 고정 소득이면? 매달 50씩, 5년이면 3000이다. 예측 가능하다. 숫자로 평가받는 삶 우리 회사는 투명하다. 너무 투명하다. 매주 월요일 전사 회의. 세일즈 대시보드 공개. 팀원별 MRR 달성률, 전환율, 파이프라인 금액. 다 보인다.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 이번 주. 내 달성률 88%. 팀 평균 95%. 꼴찌다. 창피하다. 회의 끝나고 슬랙 DM 왔다. "주연님, 이번 달 괜찮으세요? 도움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리더의 배려다. 근데 압박처럼 느껴진다. "네, 괜찮습니다. 다음 주엔 올라갈 거예요." 거짓말이다. 확신 없다. 점심 먹으러 가는데 팀원이 물었다. "형, 이번 달 힘들어요?" "응, 좀." "저도요. 큰 딜 하나가 다음 달로 밀렸어요." 위로가 됐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근데 이게 맞나? 서로 위로하면서 불안해하는 게? 커미션 받은 날의 허무함 타겟 120% 달성한 달. 커미션 180만원 받았다. 기뻤다. 당연히. 여자친구랑 좋은 레스토랑 갔다. 15만원짜리 코스. "오늘 내가 쏜다." "오, 대박. 커미션 받았어?" "응. 이번 달 잘했어." 뿌듯했다. 일주일쯤. 그 다음 주. 월초가 됐다. CRM 열었다. 파이프라인 텅 비었다. 지난달 딜 다 클로징했으니까. 당연하다. 다시 시작이다. 콜드콜부터. "또 300 채워야 하네." 허무했다. 지난달 180만원은? 이미 썼다. 카드값, 적금, 데이트. 이번 달은 또 0부터다. 매달 리셋. 끝이 없다. 3년 차가 보는 미래 동기들 만났다. 입사 동기 5명. 3명은 이직했다. SaaS 다른 회사, 컨설팅펌, 스타트업 마케터. 2명 남았다. 나랑 한 명. "너희 왜 안 나가?" "커미션이 좋아서." "진짜?" "아니, 거짓말. 익숙해서." 솔직한 대답이다. 이직하면? 또 새로 배워야 한다. 제품, 고객, 세일즈 프로세스. 처음 6개월은 커미션 못 받는다. 파이프라인 쌓는 시간. 차라리 여기서 하는 게 낫다. 알고 있으니까. 근데 5년 뒤는? 10년 뒤는? 계속 영업할까? 매달 이 불안 안고? 아니면 안정적인 길 찾을까? 기획, 매니징, 다른 직무? 대답이 없다. 아직. 이 불안의 가치 요즘 생각한다. 이 불안이 나쁘기만 한가? 대기업 다니는 친구. 연봉 5000, 보너스 400. 안정적이다. 근데 뭐가 다른가? 승진 누락되면? 연봉 5000에서 5년 정체. 나는? 못하면 4500, 잘하면 7000. 폭이 크다. 위험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이번 달 잘하면 다음 달 통장이 바뀐다. 즉각적이다. 회사 실적이랑 상관없다. 내가 찍은 숫자가 내 돈이다. 이게 영업의 매력 아닌가. 불안하다. 맞다. 근데 이 불안이 나를 움직인다. 안주 못 하게 만든다. 매달 배고프다. 그래서 매달 뛴다. 안정적 월급? 좋다. 근데 그게 나를 성장시킬까? 다음 달 1일 오늘 31일이다. 이번 달 마감. 최종 MRR: 315만원. 타겟 105%. 커미션 80만원 확정. 만족한다. 0원보단 낫다. 내일은 다시 1일이다. 파이프라인 비었다. 콜드콜부터 시작이다. 타겟 300만원. 또 채워야 한다. 불안하다. 여전히. 근데 CRM 켠다. 리드 리스트 본다. "이번 달은 350 찍어보자." 이 불안이 날 움직인다. 매번.연봉 4500 + 커미션. 수익은 불안정하다. 근데 이 불안이 내 동력이다.
- 03 Dec, 2025
경쟁사가 가격을 깎으면, 우리 고객은 떠난다
어제 또 세 명 떠났다 아침에 CRM 켰다. 붉은색 알림 세 개. 'Account Status: Churned'. 어제까지만 해도 유료 고객이었던 사람들이다. 이유는 다 같다. "경쟁사가 더 저렴해서요." 우리 제품 쓴 지 8개월 된 고객이다. 온보딩할 때 나한테 고맙다고 했다. "진짜 편하네요, 팀이 좋아해요." 그랬다. 근데 경쟁사가 30% 할인 프로모션 돌리니까 바로 갈아탔다. 전화했다. "혹시 불편하신 점이 있으셨나요?" 물었다. "아뇨, 제품은 좋았어요. 근데 가격이..." 대답이 이거다. 8개월 쌓인 데이터, 팀원들이 익숙해진 UI, 다 버리고 간다. 2만원 차이 때문에. 오전 10시부터 콜드콜 시작했다. 50통 돌렸다. 관심 있다는 곳 8군데. 근데 다들 마지막에 같은 질문 한다. "A사랑 가격 비교하면 어떻게 돼요?" A사. 우리 제품보다 기능은 반인데 가격은 3분의 2다. 나는 경쟁사 가격표를 다 외운다. A사, B사, C사. 각자 어떤 프로모션 돌리는지, 어떤 플랜이 얼마인지. 영업하려면 알아야 한다. 고객이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야 한다. "네, A사는 유저당 월 8000원이고요, 저희는 12000원입니다. 대신 저희는..." 대신 뭐? 기능이 더 많다? 고객 지원이 빠르다? 그거 다 들으면서도 고개 끄덕이다가 결국 "일단 검토해보고 연락드릴게요" 한다. 그리고 안 온다. 연락.가격표를 외우는 영업자 점심시간. 여자친구랑 같이 먹었다. 마케팅팀이라 리드 퀄리티 얘기 나왔다. "이번 달 들어온 리드 100개 중에 미팅까지 간 거 12개야. 그것도 다 가격 물어보고 잠수." 말했다. 여자친구가 웃었다. "그럼 우리 가격 낮추면 되잖아?" 나도 웃었다. "그럼 MRR 타겟은 누가 채워?" 이게 문제다. 가격 낮추면 전환율은 올라간다. 근데 단가 떨어지니까 목표 매출 못 채운다. 그럼 커미션 0원이다. 대표님은 "가격 경쟁 하지 마" 한다. "우리 제품 가치를 믿어라. 더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 맞는 말이다. 우리 제품 기능 많다. UI도 깔끔하다. 고객 지원도 24시간이다. 근데 그걸 3분 통화로 어떻게 설득하냐고. 오후에 데모 미팅 두 건 있었다. 첫 번째 고객, 중소기업 팀장님. 우리 제품 시연 보여드렸다. 반응 좋았다. "오, 이거 좋네요. 우리 팀한테 딱인데." 그러더니 "근데 B사 쓰면 월 30만원인데, 여기는 50만원이네요?" 나는 준비된 멘트 쳤다. "네, 저희가 20만원 더 비싼 이유는요, 첫째 자동화 기능이 3배 많고, 둘째 API 연동이 무제한이고, 셋째..." 설명했다. 10분 동안. 팀장님은 고개 끄덕이면서 들었다. "알겠습니다. 내부 검토하고 연락드릴게요." 두 번째 미팅. 스타트업 대표님. 직원 15명. 딱 우리 타겟이다. 데모 끝나고 질문 받았다. "가격이 부담되네요. 할인 안 되나요?" 나는 "지금 연간 결제하시면 15% 할인 가능합니다" 했다. "그래도 C사보다 비싸네요." C사. 신생 업체다. 기능 별로 없다. 근데 가격이 우리 절반이다. "C사는 기능이 제한적이라..." 말하려는데 대표님이 끊었다. "일단 C사 써보고, 부족하면 갈아탈게요." 그렇게 미팅 끝났다. Churn Rate가 말해주는 것 저녁 6시. 세일즈팀 주간 회의. 매니저가 물었다. "이번 주 Churn 몇 건?" 우리 팀 다섯 명이서 대답했다. 나는 세 건. 팀원 A는 두 건. B는 네 건. 총 12건. 일주일에 12명 떠났다. MRR로 치면 140만원 날아갔다. 매니저가 한숨 쉬었다. "Churn 이유 분석했어?" 다들 같은 대답이다. "경쟁사 가격." A는 "한 고객은 우리 쓰다가 D사 프로모션 보고 갈아탔대요. 3개월 무료래요" 했다. 3개월 무료. 우리는 14일 무료 체험인데. 매니저가 말했다. "가격으로 온 고객은 가격으로 떠난다. 우리가 타겟팅을 잘못한 거야. 제품 가치를 이해하는 고객 찾아야 돼." 맞는 말이다. 근데 그게 어디 있냐고. 콜드콜 100통 돌려서 관심 있는 곳 5군데인데, 그 중에서 가격 안 물어보는 곳이 어딨어. 회의 끝나고 파이프라인 정리했다. 이번 달 전환 가능성 있는 리드 20개. 그 중 10개는 "가격 검토 중"이다. 검토 중. 이 단어 나오면 90%는 안 된다. 경쟁사 견적 받아서 비교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보다 싼 데 찾으면 그쪽 간다. 남은 10개 중에서 실제로 전환될 건 3개 정도다. 근데 그것도 다음 달 넘어가면 모른다. 이번 달 MRR 타겟 2000만원인데 지금 1400만원 채웠다. 600만원 더 채워야 한다. 근데 Churn이 매주 140만원씩 나간다. 뛰어도 제자리다.가격 말고 뭘 팔아야 하나 퇴근하고 집 왔다. 원룸 책상에 앉았다. 노트북 켰다. 세일즈 북마크 폴더 열었다. "가격 경쟁에서 이기는 법", "가치 기반 판매", "프리미엄 포지셔닝" 같은 글들이다. 다 읽었다. 여러 번 읽었다. 근데 현실은 다르다. 책에서는 말한다. "ROI를 보여줘라. 당신 제품으로 고객이 얼마나 절약하는지 계산해라." 해봤다. 우리 제품 쓰면 업무 시간 20% 단축된다. 직원 10명 회사면 월 200시간 절약. 시급 2만원으로 치면 400만원 가치다. 우리 월 이용료 50만원. ROI 800%다. 이걸 고객한테 설명한다. "팀장님, 저희 제품 쓰시면 월 400만원 가치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고객은 "좋네요, 근데 E사는 30만원인데 여기는 50만원이네요?" 한다. ROI 계산 다 날아간다. 20만원 차이가 더 크다. "고객 성공 사례를 보여줘라"도 해봤다. 우리 쓰는 고객 중에 잘 되는 회사들 있다. 케이스 스터디 만들었다. PDF로 보내드린다. 읽는 사람 별로 없다. 읽어도 "그 회사는 규모가 커서 되는 거 아니에요?" 한다. "제품 차별점을 명확히 해라"도 맞는 말이다. 우리는 자동화 기능이 경쟁사 대비 3배 많다. API 연동도 무제한이다. 커스터마이징도 된다. 근데 고객이 그걸 다 쓰냐? 중소기업은 기본 기능만 쓴다. 고급 기능은 안 쓴다. 그럼 가격 차이만 느껴진다. 나는 지금 뭘 파는 건가. 제품을 파는 건가, 가격표를 파는 건가. 고객은 우리 제품 기능을 보는 게 아니라 경쟁사 가격표를 본다. 내가 아무리 가치를 설명해도, 옆에서 누가 더 싼 가격 부르면 거기 간다. 제품 문제인가, 영업 문제인가 밤 11시. 침대에 누웠다. 천장 보면서 생각했다. 이게 내 문제인가, 제품 문제인가. 내가 영업을 못하는 건가, 제품이 가격만큼 가치가 없는 건가. 솔직히 우리 제품 완벽하지 않다. 버그 있다. 가끔 느리다. 고객 요청한 기능 개발 느리다. 경쟁사는 빠르게 업데이트한다. 우리는 개발자 부족하다. 스타트업이니까. 그러니까 고객이 떠나는 거 아닌가. 근데 대표님은 "영업이 더 잘해야 한다"고 한다. "제품 가치를 제대로 전달 못 하는 거다. 더 많은 데모를 해라. 더 많은 콜을 해라." 맞다. 나도 안다. 근데 콜 100통 돌려도 미팅 5개고, 그 중에 전환은 1개다. 이게 내 탓인가. 마케팅팀은 "리드 퀄리티가 문제"라고 한다. "가격만 보는 리드 들어온다. 제대로 된 타겟팅 해야 한다." 맞다. 근데 B2C SaaS 시장 자체가 가격 민감하다. 개인 사업자, 소기업은 다 가격 본다. 예산 없다. 비싼 거 못 쓴다. 그럼 우리가 타겟을 바꿔야 하나. 대기업 가야 하나. 거기는 가격 덜 본다. 근데 대기업은 세일즈 사이클이 6개월이다. 우리는 그만큼 못 기다린다. 스타트업은 빠르게 MRR 올려야 한다. 그래야 시리즈 A 받는다. 결국 악순환이다. 가격 내리면 전환율 오르지만 매출 못 채운다. 가격 유지하면 Churn 계속 난다. 제품 개선하려면 돈 필요한데 매출 안 나오면 못 쓴다. 고객은 계속 "경쟁사가 더 싸요" 한다.내일도 같은 질문을 듣겠지 내일 아침에 출근하면 CRM 켤 것이다. 또 Churn 알림 뜰지도 모른다. 콜드콜 돌릴 것이다. 50통, 100통. "안녕하세요, B2C영업입니다. 혹시 지금 협업툴 사용하시나요?" 물을 것이다. 관심 있다는 곳 나오면 데모 미팅 잡을 것이다. 우리 제품 보여줄 것이다. "이 기능 보세요, 이거 자동으로 됩니다. 시간 엄청 절약되죠?" 설명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들을 것이다.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유저당 월 12000원입니다. 연간 결제 시 15% 할인 가능합니다." 대답할 것이다. 그럼 고객이 물을 것이다. "F사는 8000원인데, 왜 더 비싼가요?" 나는 또 설명할 것이다. 기능, 지원, 가치. 10분 동안. 고객은 "검토해보고 연락드릴게요" 할 것이다. 나는 "네, 궁금하신 점 언제든 연락 주세요" 할 것이다. 그리고 CRM에 기록할 것이다. "Price concern. Comparing with competitors." 다음 주에 팔로업할 것이다. 아마 안 받을 것이다. 이게 내 일이다. 가격 경쟁 속에서 가치를 팔려고 하는 것. 경쟁사 가격표를 외우고, 우리가 왜 더 비싼지 설명하고, 그래도 떠나는 고객 보내는 것. Churn Rate 올라가는 걸 보면서, MRR 타겟 채우려고 더 많은 콜 돌리는 것. 가끔 생각한다. 경쟁사가 가격 낮추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그만큼 가치를 못 만드는 게 문제 아닐까. 고객이 가격만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격 이상의 경험을 못 주는 게 문제 아닐까. 근데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영업이다. 주어진 제품 팔아야 한다. 주어진 가격으로. 경쟁사가 더 싸도, 고객이 떠나도, 내일 또 전화 걸어야 한다. "안녕하세요, B2C영업입니다." 3년 했다. 계속 이렇게 할 건가. 5년 후에도 같은 고민 하고 있을까. 경쟁사 가격표 외우고, Churn Rate 보고, "가격이 부담되네요" 듣고. 이게 맞나. 근데 오늘 오후에 한 고객이 전환했다. 3개월 고민하던 곳. "그래도 여기가 제일 안정적인 것 같아서요. 가격은 좀 비싸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을 것 같아요." 그 말 들을 때. 그때는 좋았다. 그래서 또 한다. 내일도.경쟁사가 가격 깎으면, 고객은 떠난다. 근데 남는 사람도 있다. 그 한 명 때문에 계속한다.
- 03 Dec, 2025
분기 말 야근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
분기 말 야근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 3월 26일 월요일, D-5 출근했다. 세일즈팀 슬랙이 조용하다. 조용한 게 더 무섭다. 다들 알고 있다. 이번 분기 MRR 타겟 85% 달성. 분기 말까지 5일. 15%를 5일에 채워야 한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 작년 2분기에도 했다. 그때도 막판 스퍼트로 102% 찍었다. 문제는 그때 2주를 야근했다는 거다. 매니저가 오전 10시에 전체 콜. "이번 주 파이프라인 점검합니다. 클로징 가능한 딜만 얘기해주세요."나한테 가능한 딜 3개.A사: 50명 규모, 월 150만원. 결제 망설이는 중. "다음 주 결정하겠다"는 상태. B사: 20명 규모, 월 60만원. 경쟁사랑 비교 중. 가격 때문에 흔들림. C사: 100명 규모, 월 300만원. 데모까지 했는데 결재권자 출장 중.510만원. 내 분기 타겟 대비 12%. 부족하다. 많이. 매니저가 말했다. "이번 주 신규 콜드콜은 멈추세요. 파이프라인에 있는 것만 집중. 클로징할 수 있는 거 다 끌어내세요."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 끄덕였다. 속으론 계산 중이다. 커미션 0원 될 확률 70%. 점심은 편의점 샌드위치. 5분 만에 먹었다. A사부터 전화 돌렸다.월요일 오후, 콜드콜 말고 웜콜 A사 담당자한테 전화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 데모 이후 검토 어떻게 되셨어요?" "아, 네... 좋긴 한데 팀 내부에서 의견이 좀 갈려서요." 의견이 갈린다. 영업에서 이 말은 "아직 안 사겠다"는 뜻이다. "어떤 부분에서 의견이 갈리세요? 제가 추가로 설명 드릴 부분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가격이 좀... 우리 규모에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요." 가격. 예상했다. "그럼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처음 3개월은 20% 할인 적용해드릴게요. 그 기간 동안 효과 보시고 판단하시는 거죠." 전화 너머 침묵. 3초. 긴 3초다. "...그렇게 할 수 있어요?" "네, 분기 말 프로모션으로 가능합니다. 이번 주 내 계약하시는 분들만 해당돼요." 거짓말은 아니다. 매니저한테 승인받으면 된다. 나중에. "알겠습니다. 팀이랑 다시 상의해볼게요." "네, 그런데 프로모션이 이번 주까지라서요. 수요일까지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데드라인을 줬다. 압박. 영업의 기본. 전화 끊었다. 가능성 50%. 올랐다. B사는 경쟁사 문제다. 가격이 우리보다 30% 싸다. 제품은 별로인데 가격이 싸다. 이메일 보냈다. 우리 제품 vs 경쟁사 기능 비교표. 통합 기능, 보안, 고객 지원 차이 강조.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가 더 저렴합니다" 각도. C사는... 결재권자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목요일 복귀 예정. 시간이 빡빡하다. 오후 6시. 팀원 하나가 "저 먼저 가볼게요" 했다. 아무도 대답 안 했다. 분기 말엔 다들 눈치 본다. 나도 7시에 나갔다. 아직 월요일이다. 체력 안배.화요일,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출근해서 CRM 확인. A사 상태 그대로. B사 상태 그대로. C사 상태 그대로. 화요일 오전 회의. 매니저가 팀 전체 진행률 공유. 87%. 2% 올랐다. 다른 팀원이 어제 딜 2개 클로징했다. 부럽다. 솔직히. "이번 주 목표는 95%입니다. 100% 찍으면 팀 회식 제가 쏩니다." 회식. 관심 없다. 커미션이 중요하다. 내 개인 타겟 달성률 73%. 이번 주에 27%를 채워야 한다. 510만원 MRR로는 부족하다. 최소 700만원은 더 필요하다. 파이프라인 다시 봤다. 클로징 가능성 30% 이하 딜들. D사, E사, F사. 다 무료 체험 중이거나 데모 후 잠잠한 곳들. D사한테 전화. 안 받는다. 이메일. 읽씹. E사한테 전화. 받았다. "안녕하세요, 지난달 데모 이후 어떠셨어요?" "아, 저희 지금 다른 거 쓰기로 했어요." "아... 그렇군요. 혹시 어떤 제품으로 결정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슬랙이요." 슬랙. 이길 수 없다. 전화 끊었다. CRM에 'Lost - Competitor' 체크. F사는 응답 없음. 세 번 전화했는데 다 안 받는다. 관심 없다는 신호. 점심 먹으면서 계산했다. A사 150만원, B사 60만원, C사 300만원. 합쳐도 510만원. 모자란다. 오후에 지난 2주 파이프라인 전부 다시 봤다. 놓친 거 없나. 가능성 있는 거 없나. G사. 80명 규모. 한 달 전에 데모했는데 "나중에 연락드리겠다" 후 소식 없음. 전화했다. 안 받는다. 이메일 보냈다. 제목: "혹시 아직 업무 툴 고민 중이신가요?" 본문: 간단하게. 우리 제품 업데이트 소식, 신규 기능, "5분만 통화 가능하신가요?" 보냈다. 읽힐 확률 20%. 오후 5시. A사한테서 이메일 왔다. "죄송한데 이번 주는 어렵고, 다음 주에 결정할 것 같아요." 다음 주. 분기 지나간다. 답장 보냈다. "다음 주면 프로모션 종료돼서 할인이 어려워요. 혹시 이번 주 금요일까지 가능하신가요? 최대한 맞춰드리겠습니다." 간절함 숨기기 힘들다. 고객도 안다. 분기 말이라는 거. 저녁 7시. 팀원들 아무도 안 간다. 다들 모니터 보면서 전화하거나 이메일 쓴다. 매니저가 치킨 시켰다.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일도 화이팅." 치킨 먹으면서 씁쓸했다. 이게 동기부여가 되나. 9시에 퇴근했다. 지하철에서 CRM 앱으로 파이프라인 또 봤다. 숫자는 그대로다.수요일, 중간 점검의 잔인함 수요일 아침. D-3. 출근길에 슬랙 확인. 팀 진행률 90%. 3% 더 올랐다. 누군가 큰 딜 클로징했다. 축하 이모지 가득. 나는 그대로. 73%. 오전 회의. 매니저 표정이 진지하다. "현재 90%. 금요일까지 5% 남았습니다. 각자 확실한 딜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팀원들 돌아가면서 얘기했다. 나는 A사, C사만 얘기했다. B사는 빼고. 가능성 낮아서. 회의 끝나고 매니저가 나한테 따로 얘기했다. "괜찮아? 이번 분기 좀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습니다. A사랑 C사 확정되면 목표 달성 가능해요." 거짓말이다. 두 개 합쳐도 부족하다. 매니저도 안다. "추가로 가능한 거 있으면 최대한 푸쉬해봐. 내가 할인 승인 필요하면 얘기하고." "네, 감사합니다." 자리 돌아와서 A사한테 전화. 이번엔 직통으로 담당자 말고 팀장한테 연결했다."안녕하세요, A사 협업툴 도입 건으로 팀장님께 직접 연락드렸습니다." "아, 네. 담당자한테 들었어요." "이번 주 계약하시면 3개월 20% 할인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검토 어떻게 되셨나요?" "저희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결재 프로세스가 있어서요. 이번 주는 빡빡해요." 결재 프로세스. 핑계일 수도, 진짜일 수도. "그럼 이렇게 하시죠. 금요일까지 계약서만 보내주시면 할인 적용해드릴게요. 결제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도 괜찮습니다." 규정 위반이다. 하지만 분기 MRR에 잡히면 된다. 나중 문제는 나중에. "...그렇게 할 수 있어요?" "네, 특별히 가능합니다." "알겠습니다. 내부 결재 돌려보고 연락드릴게요." 가능성 60%. 올랐다. C사 결재권자한테 이메일. "목요일 복귀하시면 바로 미팅 가능하신가요? 30분이면 충분합니다." B사는... 포기했다. 경쟁사 간다. 이메일 읽고도 답 없다. 오후에 G사한테서 답장 왔다. "관심 있습니다. 내일 오전 통화 가능하세요?" 심장 뛴다. 가능성 30%짜리가 갑자기 살아났다. "네, 내일 오전 10시 어떠세요?" 즉답했다. 수요일 저녁. 팀원 하나가 큰 딜 클로징했다. 월 500만원. 슬랙에 자랑. 다들 축하. 나도 축하 이모지 눌렀다. 속으론 초조하다. 10시 퇴근. 편의점에서 에너지 드링크 샀다. 내일부터 진짜 스퍼트.목요일, 마지막 48시간 목요일 아침. D-2. 9시 반 출근. 오늘은 일찍 왔다. G사 통화 준비. 10시 정각. G사 담당자한테 전화. "안녕하세요, 이메일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어떤 부분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가요?" "저희 지금 스프레드시트로 관리하는데, 인원 늘면서 한계가 있어요. 협업툴 도입 고민 중이에요." 완벽한 타이밍. 우리 제품이 해결하는 문제다. "그럼 이번 주 금요일에 데모 한번 보여드려도 될까요? 30분이면 충분합니다." "금요일요? 급하네요." "네, 사실 이번 주가 분기 말이라 특별 프로모션 진행 중이에요. 이번 주 계약하시면 2개월 무료 제공 가능합니다." 거짓말 아니다. 매니저한테 승인받으면 된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2개월 무료요? 그럼 금요일 오후 2시 어때요?" "완벽합니다. 그때 뵙겠습니다." 전화 끊고 주먹 쥐었다. 가능성 50%. 금액은 240만원. 크진 않지만 없는 것보단 낫다. 오후 1시. C사 결재권자 복귀. 즉시 전화. "안녕하세요, 출장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오후 시간 괜찮으신가요?" "오늘은 좀 바빠서요. 내일 오전은 어때요?" 내일. 금요일. 마지막 날. "네, 좋습니다. 내일 10시 어떠세요?" "10시 괜찮아요." 일정 잡혔다. C사 300만원. 이게 확정되면 숨통 트인다. 오후 3시. A사한테서 전화 왔다. "저희 내부 결재 승인 났어요. 계약서 보내주시면 검토해볼게요."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계약서 작성. 20% 할인 조건 명시. 이메일 발송. 오후 4시. A사 150만원. 가능성 80%. 현재 상황:A사 150만원 (80%) C사 300만원 (70%) G사 240만원 (50%)합계 690만원. 예상 확정 금액 483만원 (확률 곱하면). 아직 부족하다. 700만원 더 필요하다. 저녁 7시. 파이프라인 다시 뒤졌다. 2주 전, 3주 전 데모했던 곳들. 전부 다시 연락. 10통 전화. 3통 받음. 2곳 관심 없음. 1곳 "다음 달에 다시 연락 주세요." 다음 달. 소용없다. 이메일 20통 보냈다. 제목: "마지막 기회 - 이번 주 특별 프로모션" 읽힐 확률 30%. 답장 올 확률 10%. 계약 확률 3%. 그래도 보냈다. 안 하는 것보다 낫다. 밤 11시 퇴근. 지하철에서 커미션 계산했다. 목표 달성하면 300만원. 못 하면 0원. 300만원과 0원 사이. 내일 하루.금요일, 클로징 데이 금요일. 3월 30일. D-Day. 8시 출근. 사무실에 벌써 사람 셋 있다. 다들 같은 처지. 오전 10시. C사 결재권자 미팅. 줌으로 연결. "지난번 데모 보시고 어떠셨어요?" "팀 반응은 좋았어요. 근데 가격이..." 또 가격. 예상했다. "그럼 이렇게 해드리겠습니다. 첫 달 무료, 두 번째 달부터 과금. 그리고 연 계약 하시면 10% 추가 할인." "연 계약이요?" "네, 월 계약 대비 장기 사용 시 비용 절감되는 구조입니다." 결재권자 고민하는 표정. 10초. 20초. "...좋아요. 계약서 보내주세요." "오늘 중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미팅 종료. C사 확정. 300만원. 심장 뛴다. 오후 2시. G사 데모. 화면 공유하면서 주요 기능 설명. 30분 계획이 45분 걸렸다. 질문 많이 했다. 좋은 신호. "오늘 결정하시면 2개월 무료 가능하다고 말씀드렸죠?" "네, 근데 저희 의사결정권자가 지금 자리 비었어요." "몇 시에 복귀 예정이세요?" "5시쯤요." "그럼 5시 이후에 다시 연락드려도 될까요? 프로모션이 오늘까지라서요." "알겠습니다." 오후 4시. A사한테서 이메일. 계약서 검토 완료. "결제 절차 진행하겠습니다." A사 확정. 150만원. 현재 확정: 450만원 (A사 150 + C사 300) 오후 5시 반. G사한테 전화. "의사결정권자분 복귀하셨나요?" "네, 지금 얘기 중이에요. 10분 후에 다시 전화 주시겠어요?" "네!" 10분. 길다. 오후 5시 45분. G사한테 전화. "결정하셨나요?" "네, 진행하겠습니다. 2개월 무료 조건으로." "감사합니다!" G사 확정. 240만원. 총 690만원. 목표 대비 부족하지만... 있는 거 다 끌어냈다. 오후 6시. 매니저한테 보고. "A사, C사, G사 클로징 완료했습니다." "수고했어. 고생 많았다." 팀 전체 진행률 98%. 거의 다 왔다. 저녁 8시. 팀원 하나가 마지막 딜 클로징. 팀 목표 101% 달성. 슬랙에 축하 메시지 쏟아진다. 매니저가 회식 공지. "다음 주 수요일 저녁 7시, 고깃집." 나는 개인 목표 86%. 못 채웠다. 커미션 0원.퇴근길, 그래도 지하철 타고 집 간다. 피곤하다. 이번 분기 커미션 날렸다. 300만원. 아프다. 하지만 A사, C사, G사는 내가 클로징했다. 690만원 MRR. 다음 분기 베이스가 된다. 분기 말 야근. 피할 수 없다.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목표는 명확하다. 달성하거나, 못 하거나. 영업은 그렇다. 냉정하다. 과정보다 결과. 노력보다 숫자. 그래도 한다. 다음 분기에는 채운다. 집 도착. 씻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토요일. 쉰다. 월요일부터 2분기. 다시 시작이다.분기 말은 매번 온다. 야근도 매번 한다. 그게 영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