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500 + 커미션 = 수익의 불안정성

연봉 4500 + 커미션 = 수익의 불안정성

연봉 4500 + 커미션 = 수익의 불안정성 월급날의 두 가지 시나리오 오늘 월급날이다. 통장 확인했다. 기본급 375만원 들어왔다. 세전 4500 나누기 12. 예상된 숫자다. 그리고 커미션 항목을 본다. 이게 문제다. 지난달 MRR 타겟 120% 달성. 커미션 180만원 추가. 실수령 500 넘는다. 그 전달? 타겟 85%. 커미션 0원. 기본급만 받았다. 두 달 차이가 180만원이다. 연봉이 같은 사람 맞나 싶다.고정비는 고정이다. 월세 70만원, 통신비 8만원, 보험 15만원, 적금 50만원. 이것만 143만원이다. 커미션 없는 달엔 230만원으로 살아야 한다. 커미션 있으면 540만원 쓸 수 있다. 이게 같은 직장인가. CRM 화면을 보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 CRM 켜기. 파이프라인 확인. 이번 달 예상 MRR 계산. 딜 스테이지별로 분류한다. Demo Scheduled 8개, Trial Started 12개, Negotiation 5개, Closed Won 3개. 전환율로 계산한다. Trial에서 유료 전환 25%. Negotiation에서 클로징 60%. 예상 MRR: 약 280만원. 타겟은 300만원. 20만원 부족하다. 커미션 경계선이다.이 숫자가 내 다음 달 통장을 결정한다. 280 찍으면 커미션 0원. 300 넘으면 기본 60만원부터 시작. 320 찍으면 120만원. 350이면 200만원. 차이가 크다. 너무 크다. 그래서 매일 아침이 불안하다. 숫자 보면서 시작한다. 월초와 월말의 다른 멘탈 월초는 여유롭다. 30일이 남았다. 파이프라인 정리하고, 새 리드 받고, 콜드콜 천천히 한다. "이번 달은 여유 있게 가자." 이런 마음.월말은 다르다. 특히 25일 넘어가면. 타겟까지 50만원 남았는데 딜이 안 닫힌다. Trial 고객한테 전화 10번 건다. "결정 언제쯤 하실 수 있을까요?" 가격 네고 들어간 고객. "이번 주 안에 결제하시면 20% 할인 가능합니다." 원래 안 주는 할인이다. 근데 커미션 생각하면 준다. 28일, 29일엔 CRM만 본다. 결제 알림 기다린다. 딸랑. 결제 완료 알림. MRR +35만원. 타겟 달성. 숨 쉰다. 이 롤러코스터를 매달 탄다. 커미션 0원이었던 3월 3월을 잊을 수 없다. 2월에 큰 딜 2개 클로징했다. 커미션 250만원 받았다. "이 정도면 나도 잘하네?" 자신감 붙었다. 3월엔 방심했다. 콜드콜 횟수 줄었다. 파이프라인 관리 소홀했다. Trial 고객 팔로업 늦었다. 경쟁사로 빠졌다. 큰 딜 하나 기대했는데 의사결정 다음 달로 미뤄졌다. 3월 25일. 예상 MRR 210만원. 타겟 300만원. 90만원 부족. 불가능한 숫자다. 결국 타겟 70% 달성. 커미션 0원. 4월 1일, 통장에 기본급만 들어왔다. 375만원. 그 달 카드값이 220만원이었다. 2월 커미션으로 펑펑 썼다. 적금 못 넣었다. 여자친구 생일 선물 다운그레이드했다. "요즘 바빠?" 물었다. "응, 좀." 거짓말이다. 돈이 없었다. 그 달이 제일 힘들었다. 여자친구가 물었다 "너 월급 얼마야?" 6개월 사귀고 처음 나온 질문이다. "세전 4500." "오, 괜찮네?" "근데 커미션 포함이야." "커미션? 얼마나 받는데?" "달마다 달라. 0원일 때도 있고 200 넘을 때도 있고." 표정이 묘해졌다. "그럼 실제론 얼마 받는 건데?" "올해 평균 내면... 세전 5300 정도?" "평균이 의미 있어? 매달 다른데." 할 말이 없었다. 맞다. 평균은 의미 없다. 매달 다르니까. 집 구할 때도 그랬다. 보증금 대출 상담. "연봉 증명 서류 주세요." "여기요." "아, 커미션이 변동이네요. 기본급 기준으로 계산하겠습니다." 한도가 확 줄었다. 안정적 소득으로 안 쳐준다. 당연하다. 나도 불안하니까. 타겟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우리 팀 미팅. 세일즈 리더가 말했다. "다음 분기 타겟 상향합니다. MRR 300에서 350으로." 팀원들 반응이 갈렸다. 옆자리 형은 웃었다. "좋지. 더 벌겠네." 뒷자리 동생은 한숨 쉬었다. "300도 힘든데..." 나는? 복잡했다. 350 찍으면 커미션 더 받는다. 기본 60에서 80으로 올라간다. 근데 못 찍으면? 0원은 똑같다. 기준이 올라간 거다. 불안의 기준선이. 예전엔 280만 찍어도 "거의 다 했네" 였다. 이젠 330 찍어도 "20 모자라네" 다. 골대가 멀어졌다. 불안이 만드는 동기 역설적이다. 이 불안이 나를 움직인다. 커미션 0원 받은 4월. 5월엔 미쳤다. 콜드콜 하루 150통 했다. 손목 아팠다. Trial 시작한 고객, 2일마다 팔로업 전화. "혹시 사용하시면서 불편한 점 있으세요?" 데모 미팅 요청 오면 당일이라도 잡았다. CRM 메모를 소설처럼 썼다. 고객 페인포인트 전부 기록. 경쟁사 제안 받았다는 고객. 밤 10시에 비교표 만들어서 보냈다. 5월 MRR: 380만원. 타겟 127%. 커미션 220만원 받았다. "3월에 못 번 거 만회했다" 생각했다. 근데 이게 맞나? 위기가 와야 열심히 하는 거? 매달 이렇게 살 순 없다. 동기 선배는 대기업 갔다 대학 동기가 연락 왔다. "밥 먹자." 만났다. 대기업 마케터 2년 차. "요즘 어때?" "그냥 그렇지. 너는?" "나도 비슷." 연봉 물어봤다. "5000." 나랑 비슷하다. 내가 커미션 평균 내면. "보너스는?" "연 500% 보장. 200씩 두 번 나와." 안정적이다. 예측 가능하다. "너는 커미션 있다며?" "응. 근데 달마다 달라." "그거 스트레스 아냐?" "솔직히 좀." "우린 야근 많아도 월급은 정확해. 너는?" "월급은 적은데 천장이 없어. 잘하면 더 벌어." "천장 뚫어봤어?" "...가끔." 솔직히 말하면 천장보단 바닥이 더 자주 보인다. 적금을 못 넣는 달 커미션 0원 달엔 적금을 못 넣는다. 50만원 자동이체 설정했다가 풀었다. "이번 달은 패스." 매번 이런다. 적금 통장 보면 빈 칸이 보인다. 3월, 6월, 9월. 커미션 못 받은 달이다. 재무설계사 친구가 물었다. "적금 왜 이렇게 빵꾸야?" "돈이 없어서." "직장인인데?" "영업이라 커미션이 변동이야." "그럼 기본급 기준으로 설계해야지." 기본급으로만 살면? 저축 거의 못 한다. 커미션 받을 때 몰아서 저축한다. 비효율적이다. 결혼 자금 모으고 싶다. 목표 5000만원. 커미션 잘 받는 달에 100씩 넣는다. 못 받는 달엔 0원. 1년에 평균 600 정도 모인다. 8년 걸린다. 고정 소득이면? 매달 50씩, 5년이면 3000이다. 예측 가능하다. 숫자로 평가받는 삶 우리 회사는 투명하다. 너무 투명하다. 매주 월요일 전사 회의. 세일즈 대시보드 공개. 팀원별 MRR 달성률, 전환율, 파이프라인 금액. 다 보인다.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 이번 주. 내 달성률 88%. 팀 평균 95%. 꼴찌다. 창피하다. 회의 끝나고 슬랙 DM 왔다. "주연님, 이번 달 괜찮으세요? 도움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리더의 배려다. 근데 압박처럼 느껴진다. "네, 괜찮습니다. 다음 주엔 올라갈 거예요." 거짓말이다. 확신 없다. 점심 먹으러 가는데 팀원이 물었다. "형, 이번 달 힘들어요?" "응, 좀." "저도요. 큰 딜 하나가 다음 달로 밀렸어요." 위로가 됐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근데 이게 맞나? 서로 위로하면서 불안해하는 게? 커미션 받은 날의 허무함 타겟 120% 달성한 달. 커미션 180만원 받았다. 기뻤다. 당연히. 여자친구랑 좋은 레스토랑 갔다. 15만원짜리 코스. "오늘 내가 쏜다." "오, 대박. 커미션 받았어?" "응. 이번 달 잘했어." 뿌듯했다. 일주일쯤. 그 다음 주. 월초가 됐다. CRM 열었다. 파이프라인 텅 비었다. 지난달 딜 다 클로징했으니까. 당연하다. 다시 시작이다. 콜드콜부터. "또 300 채워야 하네." 허무했다. 지난달 180만원은? 이미 썼다. 카드값, 적금, 데이트. 이번 달은 또 0부터다. 매달 리셋. 끝이 없다. 3년 차가 보는 미래 동기들 만났다. 입사 동기 5명. 3명은 이직했다. SaaS 다른 회사, 컨설팅펌, 스타트업 마케터. 2명 남았다. 나랑 한 명. "너희 왜 안 나가?" "커미션이 좋아서." "진짜?" "아니, 거짓말. 익숙해서." 솔직한 대답이다. 이직하면? 또 새로 배워야 한다. 제품, 고객, 세일즈 프로세스. 처음 6개월은 커미션 못 받는다. 파이프라인 쌓는 시간. 차라리 여기서 하는 게 낫다. 알고 있으니까. 근데 5년 뒤는? 10년 뒤는? 계속 영업할까? 매달 이 불안 안고? 아니면 안정적인 길 찾을까? 기획, 매니징, 다른 직무? 대답이 없다. 아직. 이 불안의 가치 요즘 생각한다. 이 불안이 나쁘기만 한가? 대기업 다니는 친구. 연봉 5000, 보너스 400. 안정적이다. 근데 뭐가 다른가? 승진 누락되면? 연봉 5000에서 5년 정체. 나는? 못하면 4500, 잘하면 7000. 폭이 크다. 위험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이번 달 잘하면 다음 달 통장이 바뀐다. 즉각적이다. 회사 실적이랑 상관없다. 내가 찍은 숫자가 내 돈이다. 이게 영업의 매력 아닌가. 불안하다. 맞다. 근데 이 불안이 나를 움직인다. 안주 못 하게 만든다. 매달 배고프다. 그래서 매달 뛴다. 안정적 월급? 좋다. 근데 그게 나를 성장시킬까? 다음 달 1일 오늘 31일이다. 이번 달 마감. 최종 MRR: 315만원. 타겟 105%. 커미션 80만원 확정. 만족한다. 0원보단 낫다. 내일은 다시 1일이다. 파이프라인 비었다. 콜드콜부터 시작이다. 타겟 300만원. 또 채워야 한다. 불안하다. 여전히. 근데 CRM 켠다. 리드 리스트 본다. "이번 달은 350 찍어보자." 이 불안이 날 움직인다. 매번.연봉 4500 + 커미션. 수익은 불안정하다. 근데 이 불안이 내 동력이다.

영업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그 말, 진짜 싫어한다

영업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그 말, 진짜 싫어한다

영업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그 말, 진짜 싫어한다 어제 술자리에서 들은 말 어제 대학 동기 모임 갔다. 3년 만이다. 다들 대기업 다니거나 공기업이다. 나만 스타트업. "너 뭐 해?" "영업이요." "아 영업~ 성격 좋아서 잘 어울리겠네." 웃었다. 근데 속으론 짜증 났다. 또 시작이다. 영업 = 말 잘하는 사람. 이 공식. 한 친구가 소주 따라주면서 말했다. "영업은 아무나 할 수 있잖아. 입만 잘 놀리면 되지." 그 순간 진짜 화났다. 근데 설명할 기력이 없었다. "ㅇㅇ 그래" 하고 넘어갔다. 집 와서 생각했다.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3년 동안 내가 배운 게 뭔데. 그냥 입놀리는 거였나.첫날 기억난다 3년 전 입사 첫날. 팀장이 CRM 화면 보여줬다. "이게 우리 고객 데이터야." 파이프라인, 전환율, Churn Rate, MRR. 다 처음 듣는 단어들. "콜드콜 100통 해봐. 감 잡히면 그때 데모 미팅 잡아." 100통 했다. 미팅 잡힌 건 2개. 98명은 끊었다. "필요 없어요", "바빠요", "이메일로 보내요". 2개 미팅도 결국 No였다. 그날 저녁 집에 와서 멍했다. '이게 영업이구나.' 입 잘 놀린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숫자가 다였다. 콜 100통, 미팅 2개, 전환 0개. 다음 주도 똑같았다. 그다음 주도. 한 달 후 팀장이 말했다. "너 스크립트 문제야. 첫 10초에 다 결정돼." 첫 10초. 그게 뭔데.데이터가 답이었다 3개월 차. CRM에 모든 콜 기록 남기기 시작했다. 누가, 언제, 왜 끊었는지. 어떤 멘트에 반응했는지. 엑셀로 정리했다. 시간대별 응답률, 직군별 반응, 거절 이유 분류. 패턴이 보였다. 오전 10시~11시: 응답률 12%. "회의 중이에요." 오후 2시~3시: 응답률 31%. "점심 먹고 커피 마시는 중." 오후 4시 이후: 응답률 18%. "퇴근 준비해요." 결론: 오후 2시~3시가 골든타임. 직군도 달랐다. 마케터: 협업툴에 관심 많음. "슬랙이랑 뭐가 달라요?" 질문 많음. 개발자: 기능 중심. "API 연동 되나요?" HR: 가격 먼저. "직원 50명인데 얼마예요?" 멘트를 3가지로 나눴다. 페르소나별로. 그다음 달 콜 100통, 미팅 8개. 전환율 8%. 처음보다 4배. 이게 영업이다. 입놀림이 아니라 데이터다. 심리 전략이 있다 6개월 차. 데모 미팅은 잡는다. 근데 유료 전환이 안 됐다. "무료 체험 해볼게요" → 2주 후 → "아직 검토 중이에요" → 한 달 후 → 잠수. 패턴이었다. 팀장이 책 한 권 줬다. "이거 읽어봐. 설득의 심리학." 읽었다. 핵심은 6가지였다.호혜성: 먼저 줘라 일관성: 작은 예스를 쌓아라 사회적 증거: 남들도 쓴다고 해라 호감: 공통점을 찾아라 권위: 전문가처럼 보여라 희소성: 지금 아니면 없다고 해라다음 데모 미팅에 적용했다. 호혜성: 미팅 전 고객사 업계 리포트 보냈다. 무료로. 일관성: "협업툴 불편하셨죠?" "네." "그럼 테스트라도 해보시죠?" "그래요." 사회적 증거: "비슷한 규모 회사 37곳이 씁니다." 호감: 고객이 축구 좋아하면 "저도 토트넘 팬이에요." 권위: "작년 SaaS 어워드 받았습니다." 희소성: "이번 달 계약하면 첫 달 50% 할인이에요." 그 고객 유료 전환했다. MRR 30만원. 다음 달엔 이 방법으로 3개 전환. 입놀림? 아니다. 심리 전략이다.타이밍 감각은 경험이다 1년 차. 어떤 고객은 첫 콜에 바로 미팅 잡힌다. 어떤 고객은 3번 콜해도 "나중에요." 차이가 뭘까. 타이밍이었다. 고객이 지금 불편을 느끼는가. 이게 핵심. 불편 없으면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다. 불편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묻는다. 문제는 불편을 어떻게 아냐는 거다. 신호가 있다. 링크드인에 채용공고 올렸다: 회사 커진다 = 협업툴 필요. 경쟁사 사용 중인데 SNS에 불평: 갈아탈 타이밍. 분기 말: 예산 남았다 = 지금 계약해야 올해 처리. 이런 신호 포착하려면 매일 체크해야 한다. 링크드인, 회사 블로그, 뉴스, SNS. 하루 30분씩 투자한다. 그래서 타이밍 맞춰 콜하면 전환율 3배다. "마침 알아보고 있었어요." 이 말 나오면 80% 전환이다. 타이밍 감각. 이건 경험이다. 3년 쌓은 거다. 숫자로 평가받는 게 냉정하다 영업의 가장 어려운 점. 숫자다. 이번 달 MRR 목표: 1500만원. 달성 못 하면 커미션 0원. 달성하면 커미션 150만원. 명확하다. 냉정하다. 개발자는 코드 짠다. 평가 애매하다. "잘했네", "노력했네". 디자이너는 디자인한다. 평가 주관적이다. "예쁘네", "마음에 안 드는데". 영업은 숫자다. 1500만원 달성 또는 미달성. 중간이 없다. 이게 스트레스다. 근데 이게 공정하다. 실력 있으면 숫자 나온다. 없으면 안 나온다. "노력했어요"는 통하지 않는다. 고객이 계약 안 하면 MRR 0원이다. 그래서 매일 CRM 본다. 파이프라인 10개, 전환율 30% 예상, MRR 예측 450만원. 부족하다. 콜드콜 더 해야 한다. 밤 11시에도 고객한테 카톡 보낸다. "내일 미팅 어떠세요?" 주말에도 제안서 쓴다. 왜? 숫자 채워야 해서. 이게 영업이다. 입놀림으로 되나. 경쟁사 가격표 외우고 있다 우리 제품: 사용자당 월 12,000원. 경쟁사 A: 사용자당 월 9,000원. 근데 저장 용량 적다. 경쟁사 B: 사용자당 월 15,000원. 기능 많다. 근데 UI 구리다. 경쟁사 C: 사용자당 월 10,000원. 최근 런칭. 불안정하다. 다 외우고 있다. 왜? 고객이 묻기 때문이다. "A사는 9천원인데 왜 당신네는 1만2천원이에요?" 이때 대답 못 하면 끝이다. "A사는 저장 용량이 10GB입니다. 저희는 50GB고요. 사용자 30명 기준으로 계산하면 6개월 후 A사는 추가 요금 내야 합니다. 저희는 그대로고요." 숫자로 설명한다. "그럼 B사는요?" "B사는 기능 많습니다. 근데 고객사 피드백 보면 UI가 복잡해서 온보딩에 2주 걸립니다. 저희는 3일이고요." 근거 있게 말한다. 이거 준비 안 하고 미팅 가면 털린다. 경쟁사 가격표, 기능표, 고객 리뷰 다 정리해뒀다. 입 잘 놀려서 되는 게 아니다. 준비다. Churn Rate 분석한다 Churn Rate. 이탈률. 우리 제품 쓰다가 끊는 고객 비율. 이번 달 Churn 5%. 작년 같은 달 3%. 2% 올랐다. 문제다. 왜 끊었을까. CRM에 히스토리 있다. 하나하나 읽는다. 고객 A: "타사로 갈아탔어요. 거기가 더 싸요." 고객 B: "기능이 부족해요. 우리가 원하는 건 이거였는데." 고객 C: "사용자가 적응 못 해요. 너무 복잡해요." 패턴 정리한다. 가격 문제: 30% 기능 부족: 40% 사용성 문제: 30% 이걸 제품팀한테 넘긴다. "기능 부족이 40%입니다. 이 기능들 추가 검토 부탁드립니다." 제품팀이 말한다. "로드맵에 없는데." "그럼 Churn 계속 늘어납니다. 이번 달 MRR 75만원 날아갔어요." 숫자로 말하면 듣는다. 이게 영업이다. 단순히 파는 게 아니다. 고객 피드백 분석, 제품 개선 요청, 전략 수정. 입만 잘 놀리면 되나. 콜드콜 100통의 무게 오늘도 콜드콜 100통. 9시에 시작해서 1시에 끝났다. 4시간. 목 쉬었다. 물 5잔 마셨다. 결과: 미팅 6개. 전환율 6%. 평균보다 낮다. 왜 낮았을까. 녹음 들어본다. 우리 서비스는 콜 녹음된다. 1번 고객: 첫 10초에 '영업'이란 단어 써서 거부감. 수정: '영업' 대신 '제안' 쓰자. 2번 고객: 상대방 말 자르고 내 말 했다. 수정: 3초 기다리자. 3번 고객: 혜택 강조했는데 상대는 문제 해결 원했다. 수정: 질문부터 하자. "지금 어떤 툴 쓰세요?" 이런 식으로 100통 다 분석한다. 다음 날 개선한다. 이게 영업이다. 100통 하고 끝이 아니다. 100통 분석하고 다음 날 더 잘하는 거다. 입 잘 놀려서 되나. 개선이다. 반복이다. 성격 밝아서 영업한다고? 내 성격 밝지 않다. MBTI I다. 혼자 있는 게 편하다. 사람 만나면 피곤하다. 그래도 영업한다. 왜? 돈 벌어야 해서. 숫자로 평가받는 게 공정해서. 성격이랑 상관없다. 콜드콜 100통 하는데 성격 필요 없다. 스크립트 있고, 타이밍 있고, 데이터 있으면 된다. 데모 미팅도 마찬가지다. 밝게 웃을 필요 없다. 고객 문제 정확히 짚으면 된다. "지금 슬랙 쓰시는데 불편한 점 3가지 말씀하셨죠. 첫 번째 검색 기능, 저희는 이렇게 해결합니다." 이게 영업이다. 성격 아니라 문제 해결이다. 동기들은 모른다. 영업 = 말 많은 사람. 이 공식. 틀렸다. 영업 = 데이터 분석 + 심리 전략 + 타이밍 감각 + 끈질긴 팔로업. 이게 맞다. 성격 밝으면 좋다. 근데 필수 아니다. 필수는 실력이다. 3년 동안 배운 것들 입사 첫날 vs 지금. 첫날: CRM이 뭔지도 모름. 콜 10통 하면 떨림. 지금: CRM 마스터. 콜 100통 루틴. 미팅 8개 잡고, 전환율 예측하고, Churn 분석하고, 경쟁사 전략 파악. 3년이다. 1000일 넘었다. 매일 배웠다. 어떤 멘트가 먹히는지. 어떤 타이밍이 좋은지. 어떤 고객이 전환 가능성 높은지. 숫자로 쌓였다. 콜 3만 통 넘게 했다. 미팅 800개 넘게 잡았다. 유료 전환 고객 120개. 이게 경력이다. 3년 동안 입만 놀린 거 아니다. 데이터 쌓고, 전략 세우고, 실패하고, 개선했다. 이게 영업이다. 아무나 못 한다. 그래서 그 말이 싫다 "영업은 아무나 할 수 있잖아." 아니다. 아무나 못 한다. 콜드콜 100통 매일 할 수 있나. 98번 거절당해도 다음 날 또 할 수 있나. MRR 목표 못 채워서 커미션 0원 받아도 다음 달 다시 도전할 수 있나. 고객한테 "필요 없어요" 들어도 "그럼 이건 어떠세요?" 할 수 있나. CRM에 모든 히스토리 기록하고 매일 분석할 수 있나. 경쟁사 가격표 외우고 고객 질문에 즉답할 수 있나. Churn Rate 5% 보고 원인 파악해서 제품팀한테 피드백 줄 수 있나. 이게 영업이다. 입 잘 놀려서 되는 거 아니다. 3년 동안 쌓은 실력이다. 데이터, 심리, 타이밍, 전략, 끈기. 이게 다 있어야 한다. 아무나 못 한다. 진짜로. 다음 달 목표 다음 달 MRR 목표: 1800만원. 이번 달보다 300만원 높다. 팀장이 말했다. "너 이제 3년 차야. 할 수 있지?" 할 수 있다. 파이프라인 정리했다. 진행 중인 고객 15개. 예상 전환율 40%. MRR 예상 720만원. 부족하다. 1080만원 더 필요. 콜드콜 늘려야 한다. 하루 150통. 데모 미팅도 늘려야 한다. 일주일에 12개. 주말에 제안서 쓸 거다. 저녁에 CRM 정리할 거다. 타이밍 놓치지 않게 링크드인 매일 체크할 거다. 해낼 수 있다. 3년 동안 이렇게 했다. 앞으로도 할 거다. 영업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보여줄 거다. 숫자로.입만 잘 놀려서 되는 거 아니다. 3년 동안 매일 배웠다. 내일도 배울 거다.

월초가 두렵다: 지난달 Churn 분석 시간

월초가 두렵다: 지난달 Churn 분석 시간

월초가 두렵다: 지난달 Churn 분석 시간 10시 정각 사무실 문 열었다. 아직 아무도 없다. 월초 첫날은 항상 이렇다. 컴퓨터 켰다. CRM 로그인. Churn Report 탭 클릭. 떨린다. 지난달 떠난 고객 리스트가 뜬다. 12개사. MRR로 치면 180만원. 숨 참았다.왜 떠났는지 읽는 시간 하나씩 열어본다. 취소 사유. "타사 제품으로 이동" "예산 부족" "사용률 저조" "담당자 퇴사" 읽으면서 기억난다. 그 고객이. 3개월 전에 내가 전환시켰던 회사. 데모할 때 "완벽하네요" 했던 대표님. 두 달 쓰다가 갑자기 취소. 이유는 "예산". 거짓말이다. 경쟁사가 20% 깎아줬을 거다. 패턴 찾기 엑셀 켰다. Churn 고객 데이터 복붙.업종 직원 수 사용 기간 마지막 로그인 결제 플랜정렬했다. 보인다. 5인 미만 회사가 8개. 사용 기간 2개월 이하가 7개. 마지막 로그인 2주 전이 9개. 결론은 명확하다. 온보딩 실패. 제품 쓰는 법을 몰라서 떠난 거다. 우리가 안 가르쳐줬다.사용률 저조의 진실 CRM에서 또 본다. 사용률 데이터. 떠난 12개사. 지난 한 달간 평균 로그인 3.2회. 우리 평균은 주 5회다. 한 달에 3번 접속. 그럼 당연히 취소하지. 근데 왜 안 썼을까. 슬랙 히스토리 뒤졌다. 내가 보낸 메시지들. "무료 체험 어떠셨어요?" "유료 전환 도와드릴게요!" "결제하시면 프리미엄 기능 쓰실 수 있어요." 전환만 신경 썼다. '제대로 쓰고 계세요?' 는 한 번도 안 물었다. 담당자 퇴사의 공포 제일 억울한 케이스. 스타트업 A사. 50인 규모. MRR 29만원. 3개월 잘 썼다. 로그인율도 높았다. 갑자기 취소. 이유: "담당자 퇴사". 전화했다. "아 그분 그만두셔서요. 새 담당자는 익숙한 툴 쓰고 싶대요." "인수인계 도와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끊었다. 이게 SaaS다. 사람이 떠나면 제품도 떠난다.경쟁사 이동의 패턴 "타사 제품으로 이동" 4건. 다 안다. 어디로 갔는지. N사 협업툴. 우리보다 30% 싸다. 기능은 70% 수준. 근데 왜 갔을까. 전화해봤다. 솔직하게. "가격이요. 그냥 가격." "기능은 불편하지 않으세요?" "음... 조금요. 근데 돈이 더 중요해서요." 끊고 생각했다. 우리 제품이 30% 더 나은가? 솔직히 모르겠다. MRR 180만원의 의미 계산했다. 180만원 잃었다. 다시 채우려면? 신규 고객 12개사. 또는 기존 고객 업그레이드 18건. 한 달에? 불가능하다. 그래도 해야 한다. 타겟이 그렇다. 월초마다 똑같다. 채우면 새는 통. 이번 달 타겟 세우기 화이트보드 앞에 섰다. 지난달 배운 것:온보딩 강화 필요 2주 미로그인 시 연락 5인 미만은 성공 확률 낮음 담당자 변경 알림 받기 가격 경쟁력 없음실행 가능한 것: 1, 2번만. 3번은 마케팅이 결정. 4번은 제품팀이 만들어야 함. 5번은 경영진 판단.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 자주 연락하기. 썼다.전환 후 1주일: 온보딩 콜 2주차: 사용 현황 체크 4주차: 피드백 요청 로그인 없으면 즉시 연락실행 가능할까? 모르겠다. 고객 80개사. 이렇게 하려면 하루 10건씩 연락. 콜드콜에 데모에 팔로업에. 거기에 기존 고객까지. 불가능하다. 근데 안 하면 또 잃는다. 팀 회의 30분 전 매니저가 출근했다. "Churn 어때?" "180이요." "아..." 둘 다 말이 없다. "분석했어?" "네. 온보딩 문제요." "그럼 이번 달은?" "케어 강화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화이트보드. 매니저가 봤다. "현실적으로 가능해?" "해야죠." "그래. 해보자." 나갔다. 나 혼자 남았다. 11시 팀 회의 세일즈팀 5명 모였다. 매니저가 말했다. "지난달 Churn 분석 공유할게요. B2C씨." 발표했다. 데이터 보여줬다. 패턴 설명했다. 대책 제시했다. 팀원들 반응. "우리가 그렇게까지 해야 돼?" "CS팀 일 아니야?" "신규 영업도 바쁜데..." 알고 있다. 다 맞는 말이다. 근데 안 하면? 계속 잃는다. 매니저가 말했다. "일단 이번 달만 해보자. 효과 보면 CS에 제안." 타협안이다. 받아들였다. 회의 끝났다. 월초의 의미 매달 1일. 항상 똑같다. 지난달 실패 분석. 이번 달 계획. 불가능한 타겟. 3년째 반복. 왜 할까. 돈 때문? 반은 맞다. 근데 반은 아니다. 패턴이 보이는 게 좋다. 데이터로 문제를 찾는 것. 해결책을 만드는 과정. 비록 실행이 어려워도. 비록 다음 달에 또 잃어도. 조금씩 나아진다. Churn Rate. 작년 이맘때 18%. 지금 14%. 4%p 줄었다. 이게 내가 한 거다. 오후 1시 점심 먹고 왔다. CRM 켰다. 오늘 할 일.신규 리드 10건 콜 무료 체험 5건 팔로업 유료 전환 3건 클로징 기존 고객 10건 체크월초지만. 영업은 멈추지 않는다. 잃은 건 잃었다. 채워야 한다. 첫 번째 콜. 다이얼 눌렀다. 신호음. 받는다. "안녕하세요. ○○ 협업툴 B2C입니다." 시작이다.월초는 항상 두렵다. 근데 안 보면 더 두렵다.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경쟁사가 가격을 깎으면, 우리 고객은 떠난다

경쟁사가 가격을 깎으면, 우리 고객은 떠난다

어제 또 세 명 떠났다 아침에 CRM 켰다. 붉은색 알림 세 개. 'Account Status: Churned'. 어제까지만 해도 유료 고객이었던 사람들이다. 이유는 다 같다. "경쟁사가 더 저렴해서요." 우리 제품 쓴 지 8개월 된 고객이다. 온보딩할 때 나한테 고맙다고 했다. "진짜 편하네요, 팀이 좋아해요." 그랬다. 근데 경쟁사가 30% 할인 프로모션 돌리니까 바로 갈아탔다. 전화했다. "혹시 불편하신 점이 있으셨나요?" 물었다. "아뇨, 제품은 좋았어요. 근데 가격이..." 대답이 이거다. 8개월 쌓인 데이터, 팀원들이 익숙해진 UI, 다 버리고 간다. 2만원 차이 때문에. 오전 10시부터 콜드콜 시작했다. 50통 돌렸다. 관심 있다는 곳 8군데. 근데 다들 마지막에 같은 질문 한다. "A사랑 가격 비교하면 어떻게 돼요?" A사. 우리 제품보다 기능은 반인데 가격은 3분의 2다. 나는 경쟁사 가격표를 다 외운다. A사, B사, C사. 각자 어떤 프로모션 돌리는지, 어떤 플랜이 얼마인지. 영업하려면 알아야 한다. 고객이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야 한다. "네, A사는 유저당 월 8000원이고요, 저희는 12000원입니다. 대신 저희는..." 대신 뭐? 기능이 더 많다? 고객 지원이 빠르다? 그거 다 들으면서도 고개 끄덕이다가 결국 "일단 검토해보고 연락드릴게요" 한다. 그리고 안 온다. 연락.가격표를 외우는 영업자 점심시간. 여자친구랑 같이 먹었다. 마케팅팀이라 리드 퀄리티 얘기 나왔다. "이번 달 들어온 리드 100개 중에 미팅까지 간 거 12개야. 그것도 다 가격 물어보고 잠수." 말했다. 여자친구가 웃었다. "그럼 우리 가격 낮추면 되잖아?" 나도 웃었다. "그럼 MRR 타겟은 누가 채워?" 이게 문제다. 가격 낮추면 전환율은 올라간다. 근데 단가 떨어지니까 목표 매출 못 채운다. 그럼 커미션 0원이다. 대표님은 "가격 경쟁 하지 마" 한다. "우리 제품 가치를 믿어라. 더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 맞는 말이다. 우리 제품 기능 많다. UI도 깔끔하다. 고객 지원도 24시간이다. 근데 그걸 3분 통화로 어떻게 설득하냐고. 오후에 데모 미팅 두 건 있었다. 첫 번째 고객, 중소기업 팀장님. 우리 제품 시연 보여드렸다. 반응 좋았다. "오, 이거 좋네요. 우리 팀한테 딱인데." 그러더니 "근데 B사 쓰면 월 30만원인데, 여기는 50만원이네요?" 나는 준비된 멘트 쳤다. "네, 저희가 20만원 더 비싼 이유는요, 첫째 자동화 기능이 3배 많고, 둘째 API 연동이 무제한이고, 셋째..." 설명했다. 10분 동안. 팀장님은 고개 끄덕이면서 들었다. "알겠습니다. 내부 검토하고 연락드릴게요." 두 번째 미팅. 스타트업 대표님. 직원 15명. 딱 우리 타겟이다. 데모 끝나고 질문 받았다. "가격이 부담되네요. 할인 안 되나요?" 나는 "지금 연간 결제하시면 15% 할인 가능합니다" 했다. "그래도 C사보다 비싸네요." C사. 신생 업체다. 기능 별로 없다. 근데 가격이 우리 절반이다. "C사는 기능이 제한적이라..." 말하려는데 대표님이 끊었다. "일단 C사 써보고, 부족하면 갈아탈게요." 그렇게 미팅 끝났다. Churn Rate가 말해주는 것 저녁 6시. 세일즈팀 주간 회의. 매니저가 물었다. "이번 주 Churn 몇 건?" 우리 팀 다섯 명이서 대답했다. 나는 세 건. 팀원 A는 두 건. B는 네 건. 총 12건. 일주일에 12명 떠났다. MRR로 치면 140만원 날아갔다. 매니저가 한숨 쉬었다. "Churn 이유 분석했어?" 다들 같은 대답이다. "경쟁사 가격." A는 "한 고객은 우리 쓰다가 D사 프로모션 보고 갈아탔대요. 3개월 무료래요" 했다. 3개월 무료. 우리는 14일 무료 체험인데. 매니저가 말했다. "가격으로 온 고객은 가격으로 떠난다. 우리가 타겟팅을 잘못한 거야. 제품 가치를 이해하는 고객 찾아야 돼." 맞는 말이다. 근데 그게 어디 있냐고. 콜드콜 100통 돌려서 관심 있는 곳 5군데인데, 그 중에서 가격 안 물어보는 곳이 어딨어. 회의 끝나고 파이프라인 정리했다. 이번 달 전환 가능성 있는 리드 20개. 그 중 10개는 "가격 검토 중"이다. 검토 중. 이 단어 나오면 90%는 안 된다. 경쟁사 견적 받아서 비교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보다 싼 데 찾으면 그쪽 간다. 남은 10개 중에서 실제로 전환될 건 3개 정도다. 근데 그것도 다음 달 넘어가면 모른다. 이번 달 MRR 타겟 2000만원인데 지금 1400만원 채웠다. 600만원 더 채워야 한다. 근데 Churn이 매주 140만원씩 나간다. 뛰어도 제자리다.가격 말고 뭘 팔아야 하나 퇴근하고 집 왔다. 원룸 책상에 앉았다. 노트북 켰다. 세일즈 북마크 폴더 열었다. "가격 경쟁에서 이기는 법", "가치 기반 판매", "프리미엄 포지셔닝" 같은 글들이다. 다 읽었다. 여러 번 읽었다. 근데 현실은 다르다. 책에서는 말한다. "ROI를 보여줘라. 당신 제품으로 고객이 얼마나 절약하는지 계산해라." 해봤다. 우리 제품 쓰면 업무 시간 20% 단축된다. 직원 10명 회사면 월 200시간 절약. 시급 2만원으로 치면 400만원 가치다. 우리 월 이용료 50만원. ROI 800%다. 이걸 고객한테 설명한다. "팀장님, 저희 제품 쓰시면 월 400만원 가치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고객은 "좋네요, 근데 E사는 30만원인데 여기는 50만원이네요?" 한다. ROI 계산 다 날아간다. 20만원 차이가 더 크다. "고객 성공 사례를 보여줘라"도 해봤다. 우리 쓰는 고객 중에 잘 되는 회사들 있다. 케이스 스터디 만들었다. PDF로 보내드린다. 읽는 사람 별로 없다. 읽어도 "그 회사는 규모가 커서 되는 거 아니에요?" 한다. "제품 차별점을 명확히 해라"도 맞는 말이다. 우리는 자동화 기능이 경쟁사 대비 3배 많다. API 연동도 무제한이다. 커스터마이징도 된다. 근데 고객이 그걸 다 쓰냐? 중소기업은 기본 기능만 쓴다. 고급 기능은 안 쓴다. 그럼 가격 차이만 느껴진다. 나는 지금 뭘 파는 건가. 제품을 파는 건가, 가격표를 파는 건가. 고객은 우리 제품 기능을 보는 게 아니라 경쟁사 가격표를 본다. 내가 아무리 가치를 설명해도, 옆에서 누가 더 싼 가격 부르면 거기 간다. 제품 문제인가, 영업 문제인가 밤 11시. 침대에 누웠다. 천장 보면서 생각했다. 이게 내 문제인가, 제품 문제인가. 내가 영업을 못하는 건가, 제품이 가격만큼 가치가 없는 건가. 솔직히 우리 제품 완벽하지 않다. 버그 있다. 가끔 느리다. 고객 요청한 기능 개발 느리다. 경쟁사는 빠르게 업데이트한다. 우리는 개발자 부족하다. 스타트업이니까. 그러니까 고객이 떠나는 거 아닌가. 근데 대표님은 "영업이 더 잘해야 한다"고 한다. "제품 가치를 제대로 전달 못 하는 거다. 더 많은 데모를 해라. 더 많은 콜을 해라." 맞다. 나도 안다. 근데 콜 100통 돌려도 미팅 5개고, 그 중에 전환은 1개다. 이게 내 탓인가. 마케팅팀은 "리드 퀄리티가 문제"라고 한다. "가격만 보는 리드 들어온다. 제대로 된 타겟팅 해야 한다." 맞다. 근데 B2C SaaS 시장 자체가 가격 민감하다. 개인 사업자, 소기업은 다 가격 본다. 예산 없다. 비싼 거 못 쓴다. 그럼 우리가 타겟을 바꿔야 하나. 대기업 가야 하나. 거기는 가격 덜 본다. 근데 대기업은 세일즈 사이클이 6개월이다. 우리는 그만큼 못 기다린다. 스타트업은 빠르게 MRR 올려야 한다. 그래야 시리즈 A 받는다. 결국 악순환이다. 가격 내리면 전환율 오르지만 매출 못 채운다. 가격 유지하면 Churn 계속 난다. 제품 개선하려면 돈 필요한데 매출 안 나오면 못 쓴다. 고객은 계속 "경쟁사가 더 싸요" 한다.내일도 같은 질문을 듣겠지 내일 아침에 출근하면 CRM 켤 것이다. 또 Churn 알림 뜰지도 모른다. 콜드콜 돌릴 것이다. 50통, 100통. "안녕하세요, B2C영업입니다. 혹시 지금 협업툴 사용하시나요?" 물을 것이다. 관심 있다는 곳 나오면 데모 미팅 잡을 것이다. 우리 제품 보여줄 것이다. "이 기능 보세요, 이거 자동으로 됩니다. 시간 엄청 절약되죠?" 설명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들을 것이다.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유저당 월 12000원입니다. 연간 결제 시 15% 할인 가능합니다." 대답할 것이다. 그럼 고객이 물을 것이다. "F사는 8000원인데, 왜 더 비싼가요?" 나는 또 설명할 것이다. 기능, 지원, 가치. 10분 동안. 고객은 "검토해보고 연락드릴게요" 할 것이다. 나는 "네, 궁금하신 점 언제든 연락 주세요" 할 것이다. 그리고 CRM에 기록할 것이다. "Price concern. Comparing with competitors." 다음 주에 팔로업할 것이다. 아마 안 받을 것이다. 이게 내 일이다. 가격 경쟁 속에서 가치를 팔려고 하는 것. 경쟁사 가격표를 외우고, 우리가 왜 더 비싼지 설명하고, 그래도 떠나는 고객 보내는 것. Churn Rate 올라가는 걸 보면서, MRR 타겟 채우려고 더 많은 콜 돌리는 것. 가끔 생각한다. 경쟁사가 가격 낮추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그만큼 가치를 못 만드는 게 문제 아닐까. 고객이 가격만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격 이상의 경험을 못 주는 게 문제 아닐까. 근데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영업이다. 주어진 제품 팔아야 한다. 주어진 가격으로. 경쟁사가 더 싸도, 고객이 떠나도, 내일 또 전화 걸어야 한다. "안녕하세요, B2C영업입니다." 3년 했다. 계속 이렇게 할 건가. 5년 후에도 같은 고민 하고 있을까. 경쟁사 가격표 외우고, Churn Rate 보고, "가격이 부담되네요" 듣고. 이게 맞나. 근데 오늘 오후에 한 고객이 전환했다. 3개월 고민하던 곳. "그래도 여기가 제일 안정적인 것 같아서요. 가격은 좀 비싸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을 것 같아요." 그 말 들을 때. 그때는 좋았다. 그래서 또 한다. 내일도.경쟁사가 가격 깎으면, 고객은 떠난다. 근데 남는 사람도 있다. 그 한 명 때문에 계속한다.

무료 체험 고객이 왜 돈을 안 낼까?

무료 체험 고객이 왜 돈을 안 낼까?

무료 체험 고객이 왜 돈을 안 낼까? 금요일 밤 11시, 사무실 퇴근하지 않았다. 여자친구도 퇴근 안 했다. 우리 둘이 회의실에 앉아서 노트북 두 대 펼쳐놓고 숫자를 보고 있다. 이번 달 전환율 12%. 지난달 18%였다. 6%p 떨어졌다. "왜 이렇게 떨어졌어?" 여자친구가 물었다. 마케팅팀 주임이다. 리드 퀄리티가 문제인지 알고 싶어한다. "모르겠어. 나도 모르겠어." 솔직한 대답이다.무료 체험은 100명, 유료 전환은 12명 이번 달 숫자다.무료 체험 신청: 103명 14일 체험 완료: 87명 (이탈 16명) 유료 전환: 12명 전환율: 12%지난달은 이랬다.무료 체험 신청: 94명 14일 체험 완료: 81명 (이탈 13명) 유료 전환: 17명 전환율: 18%리드는 늘었는데 전환은 줄었다. 역설이다. "리드 퀄리티가 떨어진 거 아냐?" 여자친구가 CRM 필터를 돌렸다. 기업 규모별, 산업별, 유입 채널별로 쪼갰다. "10인 이하 기업이 이번 달에 많네. 지난달 32%였는데 이번 달 48%야." 숫자가 보였다. 작은 회사들이 많이 들어왔다. "작은 회사는 전환율 낮아?" "응. 지난 3개월 데이터 보면 10인 이하는 전환율 8%. 10인 이상은 22%."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회사들은 왜 전환을 안 할까? 12명 중 4명은 10인 이하 회사였다. 8명은 10인 이상이었다. 작은 회사 유료 전환 고객 4명에게 전화했다. 토요일 오전인데 통화했다. 스타트업이라 주말에도 일한다. 첫 번째 대표님. "솔직히 비싸요. 우리는 3명이 쓰는데 월 15만원이면 1인당 5만원이잖아요. 슬랙은 무료인데." 두 번째 대표님. "기능이 많은데 우리는 채팅만 써요. 나머지는 안 써요. 그래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 번째 대표님. "체험 기간에는 좋았어요. 그런데 14일 지나고 나니까 꼭 필요한가 싶더라고요. 카톡으로도 되거든요." 네 번째 대표님. "우리는 돈이 없어요. 다음 분기에 투자 받으면 쓸게요."네 명의 공통점. 가격이 부담된다. 기능이 과하다. 대체재가 있다. 돈이 없다. 전환한 8명(10인 이상)은 달랐다. "팀이 커지니까 카톡으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프로젝트 관리 기능이 좋아요. 우리는 그거 쓰려고 결제했어요." "슬랙 쓰다가 바꿨는데, 한글 지원이 확실히 낫네요." 차이가 명확했다. 10인 이상 회사는 '필요'를 느낀다. 10인 이하는 '좋긴 한데'로 끝난다. 그럼 10인 이하는 버려야 하나? 여자친구와 토론했다. 밤 1시였다. "10인 이하 리드 줄이는 게 맞지 않아? 광고비 아끼고." "근데 그 사람들도 나중에 크잖아. 지금 10인 이하여도 내년엔 20명일 수 있어." "그럼 그때 오면 되지." "경쟁사가 먼저 잡으면?" 말이 맞았다. 작은 회사도 고객이다. 지금은 작지만 나중에 크면 MRR이 커진다. 지금 포기하면 나중에 기회가 없다. "그럼 작은 회사한테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거 아냐?" "예를 들면?" "가격. 10인 이하는 할인 플랜." "그럼 마진이 줄잖아." "전환율이 올라가면 매출은 늘어."계산해봤다. 현재:10인 이하 체험 50명 → 전환 4명 (8%) → MRR 60만원 (1인당 15만원) 10인 이상 체험 50명 → 전환 11명 (22%) → MRR 330만원 (1인당 30만원) 총 MRR: 390만원만약 10인 이하 할인 (50% 할인):10인 이하 체험 50명 → 전환 10명 (20%, 가정) → MRR 75만원 (1인당 7.5만원) 10인 이상 체험 50명 → 전환 11명 (22%) → MRR 330만원 총 MRR: 405만원MRR이 늘었다. 가설이지만 가능성이 보였다. 월요일, 팀 미팅 제안했다. 세일즈팀 미팅에서. "10인 이하 고객은 별도 플랜을 만들면 어떨까요?" 팀장이 물었다. "근거는?" "이번 달 전환율 분석했는데요, 10인 이하는 8%, 10인 이상은 22%입니다. 인터뷰해보니 가격 부담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럼 할인하자는 거야?" "네. 하지만 조건을 붙이는 거죠. 연간 결제 시에만 할인. 그럼 Churn도 줄고요." 동료가 반박했다. "근데 그럼 10인 이상도 할인 달라고 하면?" "기업 규모로 자동 구분하면 됩니다. 사업자등록증 기준으로." 팀장이 고민했다. 3초. "CPO한테 제안해봐. 나는 찬성이야." 문제는 또 있었다. 제품.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체험 완료한 87명 중 유료 전환 안 한 75명. 이 사람들이 뭘 했는지 봤다. CRM 로그를 뒤졌다. 제품 사용 패턴.채팅만 쓴 사람: 42명 (56%) 프로젝트 관리 쓴 사람: 18명 (24%) 파일 공유만 쓴 사람: 15명 (20%)채팅만 쓴 42명 중 전환한 사람은 2명. 전환율 4.7%. 프로젝트 관리 쓴 18명 중 전환한 사람은 7명. 전환율 38.8%. 파일 공유만 쓴 15명 중 전환한 사람은 3명. 전환율 20%. 차이가 극명했다.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쓴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전환한다. "그럼 온보딩 때 프로젝트 관리 기능 쓰게 유도해야 하는 거 아냐?" 여자친구가 말했다. 정확했다. 온보딩 메일을 바꿨다 기존 온보딩 메일: "환영합니다! 14일 무료 체험을 시작하셨습니다. 채팅, 프로젝트 관리, 파일 공유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보세요." 문제: 너무 포괄적이다. 뭘 먼저 써야 할지 모른다. 새 온보딩 메일 (Day 1): "첫 프로젝트를 만들어보세요. 3분이면 됩니다. [프로젝트 만들기 버튼]" Day 3: "프로젝트에 팀원을 초대해보세요. 협업이 시작됩니다. [초대하기 버튼]" Day 7: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한눈에 보세요. 대시보드 기능을 켜보세요. [대시보드 보기 버튼]" Day 12: "체험 종료 2일 전입니다. 유료 전환 시 첫 달 20% 할인 드립니다. [결제하기 버튼]" 핵심: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먼저 쓰게 만든다. 단계별로 유도한다. 마케팅팀이 메일을 새로 짰다. 다음 주부터 적용한다. 그리고 타이밍 또 하나 발견했다. 체험 시작 후 며칠째에 가장 많이 이탈할까?Day 1-3: 16명 (체험 신청만 하고 안 씀) Day 4-7: 3명 Day 8-14: 6명Day 1-3에서 대부분 이탈한다. 가입만 하고 안 쓴다. "첫 3일이 승부구나." 팀장이 말했다. 새 전략: Day 1에 전화한다. 기존: Day 7에 전화했다. "체험 어떠세요?" 새 전략: Day 1에 전화한다. "가입하셨네요. 혹시 도움 필요하세요? 지금 바로 세팅 도와드릴게요." Day 1 전화는 세일즈가 아니다. 온보딩이다. 제품을 쓰게 만드는 게 목표다. "10분만 시간 주시면 첫 프로젝트 같이 만들어드릴게요." 거절률이 낮았다. 이미 가입한 사람들이니까. 도움 받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 2주 후, 숫자가 바뀌었다 아직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변화가 보인다. 이번 주 무료 체험: 28명 Day 1 전화: 28명 중 23명 통화 성공 (82%) 통화한 23명 중 프로젝트 생성: 19명 (82%) 프로젝트 생성한 19명 중 팀원 초대: 14명 (73%) 아직 체험 기간이라 전환율은 모른다. 하지만 사용률이 올랐다. 여자친구가 말했다. "이번 달 말에 전환율 봐야 알겠네." "응. 근데 느낌은 좋아." 느낌이 좋다는 건 데이터가 움직인다는 뜻이다. 결론은 아직 없다 무료 체험 고객이 왜 돈을 안 낼까? 답은 하나가 아니었다.가격: 10인 이하 기업은 부담된다. 제품: 채팅만 쓰면 전환 안 한다. 핵심 기능을 써야 한다. 타이밍: Day 1-3에 이탈한다. 첫날이 중요하다. 온보딩: 방치하면 안 쓴다. 손잡고 가야 한다.우리가 바꾼 것:10인 이하 할인 플랜 제안 (CPO 검토 중) 온보딩 메일 개편 (다음 주 적용) Day 1 전화 온보딩 (이번 주부터 시작)다음 달 전환율이 15%를 넘으면 성공이다. 12%에서 3%p 올리는 게 목표다. 금요일 밤 11시부터 시작한 분석. 토요일 고객 인터뷰. 월요일 팀 미팅. 여자친구랑 같이 파이프라인 뒤진 게 제일 도움됐다. 마케팅 관점과 세일즈 관점이 합쳐지니까 보이는 게 많았다. "다음 달에 술 살게." "전환율 15% 넘으면." "넘을 거야."전환율은 숫자지만, 그 뒤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이 왜 돈을 안 내는지 물어봐야 안다.